지금 패션계에서 가장 핫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헨리 알렉산더 레비의 개인전
신세계갤러리 청담에서 열리는 헨리 알렉산더 레비의 전시〈성취의 끝에서 파멸을 보다〉
지금 패션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브랜드 중 하나인 앙팡 리쉬 데프리메(Enfants Riches Déprimés, ERD). 그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온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헨리 알렉산더 레비(Henri Alexander Levy)가 서울에서 개인전 〈FINAL ACHIEVEMENT IS RUIN: 성취의 끝에서 파멸을 보다〉를 열고 있다. 패션을 넘어 회화와 오브제, 설치로 이어지는 그의 또 다른 세계를 신세계갤러리 청담에서 만나보자.

패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최근 몇 년 사이 ‘ERD’라는 세 글자를 한 번쯤 마주쳤을 것이다. 지난해 파리에 이어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서울에 연 파리 기반의 럭셔리 브랜드 앙팡 리쉬 데프리메(Enfants Riches Déprimés, ERD)다. 이름을 직역하면 ‘우울한 부잣집 아이들’. 부유한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10대 시절 방황을 겪은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헨리 알렉산더 레비(Henri Alexander Levy)의 경험에서 출발한 이름이기도 하다.


2012년 설립된 ERD는 펑크와 아방가르드 예술, 하이엔드 패션을 넘나들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그 출발점에는 레비가 10대 시절 빠져들었던 펑크 문화가 있다. 당시 느낀 분노와 반항심을 패션으로 풀어내며 서브컬처의 거친 이미지와 표현 방식을 럭셔리 패션에 끌어들였다.




의도적으로 낡고 손상된 듯한 표면과 거친 그래픽부터 정교한 테일러링과 밀리터리 요소를 활용한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선보인다. 펑크라는 뿌리를 유지하면서도 하나의 스타일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으로 변주하는 것이 ERD의 특징이다. 기존 럭셔리 패션과는 다른 문법을 구축한 ERD는 컬트적인 팬덤을 형성했고, 칸예 웨스트, 티모시 샬라메, 지드래곤 등 여러 셀럽들도 착용하며 대중적인 인지도 역시 높아졌다.

하지만 레비의 세계는 패션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에게 옷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다. 패션뿐 아니라 다양한 미술 작업을 이어오며 자신의 관심과 생각을 여러 형태로 풀어내고 있다. 그런 레비의 예술 세계를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신세계갤러리 청담에서 열리는 개인전 〈FINAL ACHIEVEMENT IS RUIN: 성취의 끝에서 파멸을 보다〉다.
이번 전시는 회화와 의복, 아상블라주, 구조물 등 다양한 작업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작품에는 거칠고 즉흥적인 붓질과 파편적인 이미지가 반복해서 등장하며, 도형과 스캔 이미지, 잉크와 아크릴뿐 아니라 담배, 피, 커피, 차처럼 서로 다른 재료가 한 화면에 뒤섞인다. 이를 통해 불안과 소외, 고립이 서로 이어지고 반복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차분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한다.

전시 공간 역시 작품의 일부처럼 구성했다. 광택을 내거나 일부러 벗겨낸 표면과 비워진 공간을 활용해 편안함보다는 낯설고 긴장된 분위기를 만든다. 레비는 이를 감정과 물질을 밀폐된 공간 안에 압축해 놓은 ‘오토클레이브(autoclave)’에 비유한다. 관람객을 편안하게 맞이하기보다 작품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천천히 마주하게 만드는 공간이다.





ERD를 통해 레비를 먼저 알게 됐다면, 이번에는 전시로 그의 또 다른 세계를 직접 마주해보는 건 어떨까. 〈FINAL ACHIEVEMENT IS RUIN: 성취의 끝에서 파멸을 보다〉는 10월 17일까지 신세계갤러리 청담에서 열린다. 지금 패션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헨리 알렉산더 레비의 또 다른 면모를 직접 확인해보자.
헨리 알렉산더 레비〈FINAL ACHIEVEMENT IS RUIN: 성취의 끝에서 파멸을 보다〉
주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60길 21 분더샵 청담 지하 1층, 신세계갤러리 청담
기간 2026년 9월 2일 – 10월 17일
홈페이지 신세계갤러리
인스타그램 @shinsegaegall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