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m 상공에서 포착한 인체의 기하학, 브래드 월스 사진전

그라운드시소 용산 개관전 〈역동하는 삶, 찰나의 예술〉

브래드 월스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이 그라운드시소 용산 개관전으로 열린다. 발레와 아티스틱 스위밍, 테니스 등 일상의 움직임을 수직 상공에서 포착한 대형 작품 130여 점과 한국 오리지널 신작을 선보인다.

10m 상공에서 포착한 인체의 기하학, 브래드 월스 사진전

수영장, 발레 연습실, 육상 트랙. 브래드 월스(Brad Walls)가 카메라에 담는 대상은 일상적이다. 다만 그는 카메라를 피사체의 수직 상공에 둔다. 지평선과 원근이 사라진 자리에서 몸은 형태가 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은 리듬이 된다. 호주에서 나고 자라 뉴욕에서 활동하는 그는 스스로를 “사진을 매개로 항공 예술을 만드는 사람”이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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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cent, 2025

작가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 〈브래드 월스 사진전: 역동하는 삶, 찰나의 예술〉이 그라운드시소 용산의 개관전으로 2026년 9월 11일부터 2027년 3월 1일까지 열린다. 센트럴과 이스트, 한남에 이은 네 번째 전시장으로, 아이파크몰 용산점 리빙파크 8층 약 303평 규모다. 발레와 아티스틱 스위밍, 테니스 등 일상의 순간을 수직 상공에서 포착한 대형 작품 130여 점을 6개 존에 걸쳐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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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하는 삶, 찰나의 예술〉 전시 전경 © Brad Walls

전시 공간 중심부에는 60명의 무용수가 하나의 형태를 이룬 대표작 ‘PASSÉ’ 원본이, 동선의 끝에는 강강술래에서 출발해 원밀리언 리아킴과 협업한 한국 오리지널 신작이 놓인다. 매주 금요일과 주말에는 ‘PASSÉ’에서 영감을 받은 라이브 발레 퍼포먼스가 전시장 안에서 펼쳐진다. 개막에 앞서 작가와 서면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Interview

브래드 월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항공 사진작가 브래드 월스. 전 세계 수영장의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담은 ‘Pools From Above’로 이름을 알렸다. 상공에서 바라본 일상의 움직임을 기하학적 조형으로 옮기며 자신만의 시각 언어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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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월스 제공 그라운드시소
테크와 제품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다 전업 사진가가 되었다. 전환점이 된 계기는?

처음부터 사진가를 꿈꾼 건 아니다. 호기심으로 산 초창기 드론의 시점에 매료됐다. 결정적 계기는 수영장을 위에서 내려다본 순간이었다. 프레임 안의 사람이 그래픽 요소이자 조형으로 다가왔다. 현장을 기록하는 게 아닌, 인체의 형상으로 화면을 디자인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발레, 아티스틱 스위밍, 러닝처럼 역동적인 대상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스포츠와 예술은 같은 요소로 완성된다. 리듬, 반복, 형태다. 그 밑바탕에 깔린 수년간의 훈련과 정밀함에 예의를 갖추고 싶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주인공이 사라진다. 클로즈업도 없다. 남는 건 구성뿐이다. 신체의 움직임이 회화나 건축 도면처럼 읽히는 지점, 거기서 스포츠는 예술이 된다.

한 장의 이미지가 완성되기까지 어떠한 제작 과정을 거치나?

드론을 띄우기한참 전부터 아이패드로 20~30개의 구도를 스케치한다. 의상과 안무까지 영화처럼 스토리보드를 짠다. 현장에서는 계획을 80% 따르고 나머지 20%는 무용수의 에너지나 빛 같은 예상치 못한 변수에 열어둔다. 좋은 컷은 대개 그 20%의 여백에서 나온다. 자주 돌아오게 되는 고도는 10m 언저리다. 더 높으면 사람이 점이 되고, 더 낮으면 형태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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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rcle of Synchro, 2020
색과 구도가 특히 인상적이다. 어디까지 사전에 계획하나?

거의 전부다. 내 작업 방식은 사진가보다 건축가에 가깝다. 구도를 그리고, 규모를 정하고, 세트를 짓는다. 촬영 몇 달 전부터 컬러 팔레트를 확정해두기에 후반 보정은 미세 조정에 그친다. 색은 배경이 아니라 분위기를 이끄는 주인공이다. 대표작 ‘PASSÉ’에서도 레드, 화이트, 스킨 톤 단 3가지로만 통제해 대담하고 미니멀한 조형을 완성했다. 팬톤 1805C의 붉은 카펫은 무용수가 딛고 선 바닥이 아니다. 그 자체로 무대이자 극장이다.

60명의 무용수가 모인 대표작 ‘PASSÉ’의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무용수의 수를 극대화해 건축적인 조형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대칭 연출로 한 편의 프로덕션을 세운 버스비 버클리(Busby Berkeley)가 출발점이었다. 당대에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일에 뛰어든 그 야심에서 더 큰 영향을 받았다. 뉴욕 전역에서 프로와 학생 무용수 60명이 모였다. 상공에서는 작은 오차도 숨길 수 없어 정밀함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대기실에 있던 60명이 붉은 카펫 위로 함께 걸어 나오던 장면이다. 위에서 보면 개인은 보이지 않는다. 60명이 함께 움직여야만 생기는 한 폭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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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 Up,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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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e of Play, 2024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 버스비 버클리 외에 특별히 영향받은 예술가가 있다면.

대부분 사진 바깥에서 얻는다. 건축이 가장 크다. 그 구조와 균형, 리듬이 구도의 바탕이 된다. 시스템 자체에도 관심이 많다. 질서와 반복, 여러 요소가 어긋남 없이 맞물릴 때 생기는 아름다움에 끌린다. 요란하지 않게 한 분야에 전부를 거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 헌신은 지극히 인간적이고, 내가 기리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 안드레아스 구르스키(Andreas Gursky)의 화면 통제력, CJ 헨드리(CJ Hendry) 특유의 유희와 정교함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이들 모두 기존 규칙을 따르지 않고, 거대한 야심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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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하는 삶, 찰나의 예술〉 전시 전경 © Brad Walls
그라운드시소 용산 개관전이자 한국에서 첫 대규모 개인전을 연다. 제안을 받았을 때 어땠나?

솔직히 들떴다. 한국은 시각 문화가 탄탄하고, 관객이 스스로 보는 것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내 작업에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놀란 건 규모였다. 1,000제곱미터에 6개 존, 130여 점. 회고전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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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하는 삶, 찰나의 예술〉 전시 전경 © Brad Walls
전시 공간 구성에는 얼마나 관여했나?

전시를 만드는 일 자체가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작업이 벽에 걸린 이미지로 남지 않고 관객이 걸어 들어가는 환경이 되기를 바랐다. 뉴욕에서 ‘PASSÉ’를 선보일 때도 구도를 설계하듯 공간을 구성했다. 갤러리에 들어왔다기보다 사진 속 세트에 서 있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이번 6개 존도 각각의 방이 하나의 여정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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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밀리언 리아킴, 한복 디자이너와 협업한 한국 신작의 출발점은?

‘강강술래’다. 손을 맞잡고 보름달 아래 원을 그리는 행위는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움직임이다.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상공에서 하나의 구도를 이루지만, 당시에는 그 높이에서 바라볼 방법이 없었다. 비로소 알아본 것이다. 강강술래와 내 작업이 공유하는 반복, 대칭, 집단성에 주목했다. 한복의 움직임과 안무의 대형도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다. 촬영을 마치고 나서 이 작업이 낯선 곳에 소개되는 게 아니라, 제집으로 돌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9년의 작업 중 가장 유연한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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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 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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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By Her Own Hand
전시를 찾을 한국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특정한 관점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시선이 가는 대로 전시를 거닐며 마음껏 상상했으면 한다. 평범한 일상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돌아가길 바란다.

〈브래드 월스 사진전: 역동하는 삶, 찰나의 예술〉

주소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23길 55, 아이파크몰 용산점 리빙파크 8층
기간 2026년 9월 11일 – 2027년 3월 1일
운영 시간 매일 10:00 – 19:00
주관·제작 ㈜미디어앤아트
홈페이지 그라운드시소
인스타그램 @groundsees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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