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래마을에 들어선 루이스폴센 서울 스토어
덴마크 디자인 조명의 정수를 만나는 곳
9월 11일 덴마크 조명 브랜드 루이스폴센이 서래마을에 단독 스토어를 열었다. 코펜하겐 쇼룸의 분위기를 담은 공간에서 150년 헤리티지가 펼쳐진다.


다이닝 테이블 위의 펜던트, 거실 한편의 플로어 램프.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근사한 조명 중 상당수의 출처는 덴마크다. 이곳에는 ‘빛의 섬(Islands of Light)’이라는 오랜 조명 전통이 있다. 천장등 하나로 공간 전체를 밝히는 대신 곳곳에 작은 빛의 영역을 두어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모으는 문화다. 강렬한 인공조명이 아닌 촛불이나 오일 램프의 부드러움을 곁에 두려 했던 덴마크인들의 성향은 특유의 아늑한 생활 양식인 ‘휘게(Hygge)’와도 맞닿아 있다. 밝음만큼이나 어둠도, 그 사이의 그림자도 섬세하게 다루는 감각. 루이스폴센(Louis Poulsen)의 조명은 바로 이 문화적 토양에서 비롯한다.

1874년, 루드비크 폴센(Ludvig Poulsen)이 설립한 이 브랜드의 시작은 본래 와인 수입사였다. 이후 전기가 보급되는 시대의 흐름을 읽고 전기 분야로 방향을 튼 것이 지금의 루이스폴센을 만든 전환점이 됐다. 1920년대 초창기만 해도 사람들은 화려한 장식이나 개구리, 새 다리 모양의 램프 스탠드에 강한 불빛을 끼워 맞추기 바빴다.


하지만 루이스폴센은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폴 헤닝센(Poul Henningsen)과 함께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눈이 부신 직사광선이 아닌, 일출과 일몰 무렵의 편안하고 따뜻한 빛을 일상에 구현하고자 한 것. 로그 나선(logarithmic spiral) 원리를 응용한 3중 쉐이드(Shade) 시스템은 빛의 확산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혁신이었다. 루이스폴센을 관통하는 철학 ‘빛의 형태를 디자인하다(Design to Shape Light)’는 그렇게 자리 잡았다.

150년 빛의 철학, 서래마을에 안착하다

지난 9월 11일, 루이스폴센이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 단독 스토어를 열었다. 그간 백화점 매장을 중심으로 제품을 선보여왔지만, 제한된 환경에서는 브랜드가 가진 미학과 문화를 온전히 전달하기 어려웠다. 서울 스토어는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150년의 역사와 덴마크의 조명 문화를 함께 나누는 장소로 기획됐다.

번잡한 상권 대신 고즈넉하고 이국적인 정서가 흐르는 서래마을을 택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공간은 코펜하겐 쇼룸의 분위기를 옮겨왔다. 개방형 유리 파사드와 높은 천장으로 덴마크 디자인 특유의 여유를 보여준다. 바깥의 자연광과 내부의 섬세한 조명이 어우러지며 편안하게 발걸음을 이끈다.
“한국 시장에서의 새로운 스토어 오픈은 루이스폴센에 있어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오랜 시간 자리 잡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자, 덴마크 조명 디자인의 철학을 직접 느낄 수 있는 브랜드 단독 공간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토미 로토프(Tommy Rothoff), 루이스폴센 최고영업책임자(CSO)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 유산
스토어 내부에는 루이스폴센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한다. 폴 헤닝센, 베르너 팬톤, 빌헬름 라우리첸 등 헤리티지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포함한 방대한 디자인 라인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 스토어 오픈을 기념해 루이스폴센 최고디자인책임자(CDO) 모니크 페이버(Monique Faber)가 방한했다. 9월 10일 열린 토크 세션에서 그는 폴 헤닝센이 단순히 아름다운 램프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빛을 경험하는 방식 자체를 향상시키려 했다고 설명했다. 한낮의 쨍한 빛보다 해 뜰 녘과 해 질 녘의 부드러운 빛을 일상에 들이고자 했다고.

특히 눈여겨볼 것은 폴 헤닝센의 ‘시스템 PH(System PH)’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센테너리(Centenary) 컬렉션이다. 1925년 파리 장식미술 박람회에서 금메달을 받은 파리 램프(Paris Lamp)를 발전시켜 1926년 완성한 시스템으로, 아카이브 디자인을 되살려 샹들리에를 포함한 전체 시리즈로 공개된다.

여기에 피아노 건반과 악보를 비추기 위해 고안된 ‘PH 1/1 피아노 테이블 램프(PH 1/1 Piano Table Lamp)’, 펜던트 조명에서 전선 없는 형태로 진화한 빌헬름 라우리첸의 ‘VL45 포터블 램프’ 등 다채로운 제품들이 공간을 채운다.


새로운 서울 스토어는 루이스폴센이라는 브랜드의 시간과 철학이 구체적인 형태로 구현된 공간이다. 조명은 단순한 인테리어 오브제가 아니다. 그 곁에 직접 앉아 눈부심 없는 빛의 온도를 몸소 느낄 때 비로소 진가가 드러난다. 프라이빗 맞춤형 조명 상담과 전시가 이어질 서래마을 공간에서 150년 빛의 감각을 직접 마주해보길.
루이스폴센 서울 스토어
장소 서울 서초구 방배로36길 3
운영 시간 월-토 10:00 – 20:00, 일 10:30 – 19:00
홈페이지 루이스폴센
인스타그램 @louispoulsen_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