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제 없는 아침 커뮤니티, 서울모닝커피클럽(SMCC)

아침 8시, 커피 한 잔으로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는 이 특별한 커뮤니티는 어떻게 시작되었고,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을까? SMCC를 이끄는 박재현, 문시원, 두 사람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었다.

회원제 없는 아침 커뮤니티, 서울모닝커피클럽(SMCC)

‘커뮤니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온라인 공간이다. 1990년대 PC통신 동호회부터 인터넷 카페, 웹 기반 커뮤니티까지, 관심사가 맞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는 주로 디지털 환경에서 발전해왔다. 하지만 최근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경험과 커뮤니티 마케팅에 집중하는 가운데, 서울모닝커피클럽(Seoul Morning Coffee Club, 이하 SMCC)은 새로운 방식으로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2주년을 맞이한 웰니스 커뮤니티 SMCC는 현재 3년 차에 접어들며 누적 참여자 1만 명을 돌파했다. 서울뿐만 아니라 제주도와 멜버른에서도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으며, 기수제로 운영되는 호스트는 30여 명에 달한다. 흥미로운 점은 참가비가 없고 회원제도 아니라는 것. 참여 신청은 오직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공지된다. 일반적인 커뮤니티 운영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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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박재현, 문시원 SMCC 파운더·커뮤니티 운영자

박재현은 SMCC의 창립자이자 신용산과 성수에서 ‘미미옥’, ‘버거보이’, ‘쇼니노’를 운영하는 F&B 브랜드 기획자다. ‘왜 일찍 문 여는 카페가 없을까?’하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SMCC가 1만 명 이상이 찾는 웰니스 커뮤니티로 성장하면서, 현재는 본업과 함께 SMCC 및 트러스를 통해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을 확산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문시원은 스타트업 ‘데이트립’의 마케팅 및 여행 커뮤니티 운영 관리를 하다가 SMCC에 참여한 후 호스트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커뮤니티의 가능성을 보고 운영자로 합류해 인스타그램 채널 관리, 커뮤니케이션, 호스트 운영 등을 담당하며 삼성과 이태원 지역에서 직접 호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SMCC를 단순한 모닝 루틴 커뮤니티를 넘어, 지속적인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카페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SMCC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박재현 뉴욕과 이탈리아에서 생활하다가 한국에 왔을 때 가장 특이했던 점이 한국의 카페들은 대부분 오전 10시나 11시에 문을 연다는 것이었어요. 예쁜 카페일수록 더 늦게 열었고요. ‘왜 그럴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했어요. 자연스럽게 아침 8시에 문을 여는 사무실 근처 카페를 찾아다녔고, 그 모습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기 시작했죠. 성수동에 있던 제 사무실 근처엔 8시에 여는 카페가 많았고, 사람들이 하나둘씩 “우리 집 근처인데 가봐도 될까요?”, “회사 가는 길인데 들려도 될까요?” 하고 물어오더라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합류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SMCC가 시작되었어요. (초기 SMCC의 ‘S’는 ‘성수’를 의미한다.) 이후 “압구정에서도 해주세요”, “광화문에서도 하면 좋겠어요”라는 요청이 들어왔고, 제가 다 할 수 없으니 “그럼 직접 열어보세요” 라고 한 거예요. 이렇게 비즈니스적인 의도가 전혀 없이, 순수한 커뮤니티로 확장되었어요.

그렇지만 아침 8시에 여는 카페를 직접 찾아다니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원래 아침에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셨나요?

박재현 원래 좋아했어요. 뉴욕과 이탈리아에서도 아침 커피를 즐겼고, 한국에서도 자연스럽게 아침에 여는 카페를 찾게 됐죠. 이를 알리려는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제가 필요해서 다니던 걸 인스타그램에 기록한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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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CC
시원 님은 SMCC에 처음 참여하셨을 때 어떤 매력을 느꼈나요?

문시원 저는 SMCC 참가자의 전형적인 여정을 모두 경험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아침 8시에 뭘 하는 걸까?’라는 호기심과 의문에서 시작하지만, 막상 가보면 분위기에 매료돼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이 동네에 모여 있고, 각자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감동을 받죠. 어떤 특정 분야든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요. 저는 원래 여행 커뮤니티와 토론 커뮤니티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어요. SMCC는 특정 관심사가 아니라 ‘아침’이라는 키워드 하나만으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라는 점이 달라요. SMCC가 커지면서, 이를 저의 ‘부캐’로 남기기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전 직장을 정리하면서 재현 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운영을 더 주도적으로 맡게 되었죠.

취미로 시작한 SMCC가 점점 커지면서 어떤 고민이 있었나요?

박재현 커뮤니티는 순수한 형태로 유지되다가도, 비즈니스적 요소가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반감을 살 수 있어요. 저는 처음부터 SMCC를 비즈니스로 만들 생각이 없었고, 컬처로 자리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10년 동안 자연스럽게 해오던 걸 갑자기 돈을 받는 것도 이상했어요. 운영을 위해 따로 사무실을 내거나 직원을 고용한 것도 아니었고, 초기에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죠. 고민은 2년 차쯤 되면서 생기기 시작했는데, 호스트들이 늘어나면서 운영 비용이 발생했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추가하면서 확장하는 방향을 선택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것이 SMCC 런크루, SMCC 클래스, SMCC 트립 같은 프로그램들이에요. 다만, 순수한 커뮤니티의 본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 SMCC에서는 여전히 비용을 받지 않고 있어요.

문시원 SMCC에 자주 참여하는 몇백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어요. 처음 참여한 이유와 기존에 모닝 루틴이 있었는지를 물었는데, 의외로 원래 모닝 루틴이 없었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고 싶어서 참여한 경우가 많았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나는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SMCC에 가야지” 하는 식으로 루틴이 만들어지는 거예요. 하지만 루틴이 자리 잡힌 후에는 커뮤니티를 떠나는 경향도 있었어요. 새롭게 유입되는 사람들이 많더라도, 기존 참가자들이 지속적으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것이 중요했어요. “SMCC에서 어떤 활동을 더 기대하시나요?”라는 질문을 던졌고, 재현 님이 말한 러닝과 요가, 캠핑 등의 활동을 원하는 의견이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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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CC
SMCC는 회비도 없고 가입 절차도 없는데 좋은 사람들이 계속 모이는 게 인상적이에요. ‘트레바리’ 같은 독서모임 커뮤니티는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정말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만 오잖아요. 비용이라는 필터 없이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요?

박재현 ‘아침 8시’라는 시간 자체가 하나의 허들이에요. 10시, 11시도 아니고 8시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 오는 사람들은 일정한 가치관을 공유할 가능성이 높아요. 트레바리는 가격을 극한으로 설정해 필터링했다면, 우리는 시간을 극한으로 설정한 거죠. ​

문시원 기존 커뮤니티는 명부를 작성하고, 지속적인 참여와 구성원끼리 친해져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요. 특성 활동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경우도 있죠. SMCC를 비롯해 요즘 인기 있는 커뮤니티들은 더 루스한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Benevolent Strangers(낯선 사람에게 더 솔직하게 마음을 열 수 있는 현상)’처럼, 꼭 친해지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요. 결국 SMCC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아침’이에요. 이 시간에 나올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이미 신뢰가 형성된다고 생각해요.

맞아요. SMCC를 ‘출근 전 건강한 아침 문화를 돕는 웰니스 커뮤니티’라고 소개하시던데, 아침을 일찍 시작하는 것이 건강과 어떻게 연결되나요?

박재현 저는 두 가지로 이야기하고 싶은데, 첫째는 바이오리듬(신체 리듬) 때문이에요. 우리는 해가 떠 있을 때 활동하고 해가 지면 쉬도록 설계되어 있잖아요. 아침을 잘 활용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건강과 연결될 수밖에 없어요. 둘째, 웰니스(Wellness)는 단순한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까지 포함하는 개념이에요.

문시원 러닝 같은 신체 활동은 저녁에 해도 되지만, 정신적인 웰니스 측면에서 아침이 중요한 이유가 있어요. 저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많은 열정을 쏟았지만, 하루 일과를 시작하면 반복적인 업무 속에서 지치기도 했어요. ‘과연 회사 없이 나를 설명할 수 있을까?’, ‘내 하루가 회사에 의해 끌려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렇게 회사 중심으로만 생활하면 누구나 소진(Burnout)이 올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아침 시간을 활용하면서 삶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출근 전 SMCC와 같은 모닝 루틴을 가지면, 회사는 내 하루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인식이 생기죠. 이건 직장인뿐만 아니라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 등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어요.

SMCC의 운영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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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CC
SMCC는 한 모임에 최대 8명이 참여한다고 들었어요. 짧은 시간 안에 임팩트 있는 경험을 만들려면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가 오가는지 궁금해요.

문시원 처음 만나면 자기소개를 하기 전에 호스트가 SMCC를 정의해요. 왜냐하면 많은 분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오지만, 이게 커피 모임인지, 네트워킹 모임인지 궁금해하시거든요. “SMCC는 모닝 루틴을 응원하는 커뮤니티입니다.” 한 줄 소개를 먼저 하고, 10~15초 정도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해요. 그다음 호스트가 준비한 가벼운 주제로 이야기하고, 마지막에는 서로의 하루를 응원하는 식으로 마무리해요. 전체적으로 1시간 15분 정도 진행되는 건데, 결국 사람들이 SMCC에서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건강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설문조사 결과 80% 이상의 참가자가 그렇게 평가했죠. 지역 기반 커뮤니티라는 점도 강점이에요. 내가 사는 동네, 근무하는 지역에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매력이죠. 건강함이 보장된 ‘동네 친구’를 만날 수 있어요.

보통 어떤 분들이 참여하시나요?

문시원 참여하는 사람들의 직업과 배경은 정말 다양해요. 연극 무대 연출가, 가야금 연주자, 팔씨름 국가대표 선수, 변호사 등등 정말 예상치 못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오죠.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서로가 특별해요. 그런 점도 신선하고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는 것 같아요.

‘명함을 교환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운영할 때 지켜야 할 특별한 규칙이 또 있을까요?

문시원 시간도 중요해요. 모임은 1시간 15분 이내로 끝내요. 더 이야기하고 싶어도 호스트가 이 자리의 종료를 알려야 한다는 규칙이 있어요. 기존 전통적인 모임이나 동아리는 저녁에 만나 회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 자리에서는 재밌을 수도 있지만 부담이 될 수도 있는데, SMCC는 아쉬울 때 끝나는 것이 또 오고 싶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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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CC
재현 님이 초반에 혼자 운영하실 때는 매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이끌어 가는 게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어떠셨나요?

박재현 원래는 규칙이 없었죠. 그러다 보니 정글처럼 ‘대화 포식자’가 있었어요. (웃음) 정돈되지 않은 자유로운 분위기였고, 대화의 흐름이 한쪽으로 쏠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한 1년을 지켜보다가 지금의 매뉴얼을 만들었어요. 10~15초 자기소개 같은 것들이 경험에 의해서 바꾼 것들이죠. SMCC는 내향인들이 좋아하는 커뮤니티예요.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고, 지칠 때쯤 적당한 시간에 끝이 나요. 무리해서 친해질 필요도 없죠. 소프트 랜딩이 가능한 구조라서 내향적인 분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어요.

호스트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현재 호스트들과는 어떤 가치관을 공유하고 계신가요?

문시원 호스트분들과는 제가 소통을 하고 있는데, 원온원 미팅이나 커피챗을 진행하면서 방향성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어요. 호스트가 되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브랜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호스트들은 SMCC가 인정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고, 또 본인도 그런 라이프스타일에 걸맞은 삶을 살려고 계속 노력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호스트들의 커뮤니티(단톡방, 밋업 등)가 있어서 서로 응원하고 협력할 기회도 많고요. SMCC의 규모가 커지면서 다양한 브랜드 협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개인이 진행할 수 없는 특정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SMCC의 이름으로 직접 참여할 수도 있는 것도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점점 체계를 잡아가면서 호스트분들에게도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SMCC의 언어나 지역을 글로벌로 확장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박재현 외국에서 생활할 때 현지인들과 친해지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게 가장 힘든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이라고 생각하는데, 스몰 토크 문화가 없다 보니 외국인들도 삼겹살에 소주 먹으면서 친해지는 방법밖에 생각을 안 하더라고요. SMCC를 통해 이들에게 새로운 소통의 장을 열어주고 싶었어요. 그렇게 되면 랭귀지 익스체인지(언어 교환)의 기회도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어요. 기존 SMCC 참가자들에게도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플러스알파로 작용하죠.

문시원 아침 문화 활성화의 일환이기도 하고, 호스트들은 모닝 루틴이 확립된 사람들이라 다른 나라의 아침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요. 해외에서도 이런 문화의 확장 가능성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호스트분들에게 적극적으로 해외에서 열어볼 것을 권장하고 있어요. 저는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갈 때마다 열고 있어요. 이번에 런던에서 두 번 열었는데 두 번 다 정원 마감됐고, 포르투와 싱가포르에서도 참가자들이 모였어요. 참가자는 여행객, 현지 거주자 등 다양했고, SMCC를 팔로우하던 친구에게 추천을 받아서 온 분도 있었어요.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 완전한 현지인, 한국인 등 굉장히 재밌었어요.

함께하는 웰니스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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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CC 2주년 홈커밍데이 현장 © SMCC
SMCC가 속한 트러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박재현 트러스는 웰니스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회사예요. 가장 큰 커뮤니티가 SMCC이고, 그 외에 러닝과 아웃도어 활동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어요. SMCC를 운영하면서 사람들이 모닝 루틴뿐만 아니라, 러닝, 요가, 등산 등 다양한 웰니스 활동에도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이러한 웰니스 활동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려고 해요. 현재 트러스는 웰니스 이벤트 기획, 광고 대행, 콘텐츠 제작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트러스’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박재현 트러스(TRUSS)는 건축 기법 중 하나로 ‘지탱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본업이 힘들 때 취미나 아웃도어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균형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착안했어요. 제가 그랬거든요. 저는 이 시대는 부캐가 필수적인 시대라고 생각해요. 하나의 정체성만으로는 부족하고, 때로는 다른 역할을 하면서 분출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SMCC에서 명함을 나누지 않는 이유도, 직업이나 사회적 배경과 상관없이 아침 8시에 커피를 마시는 그 자체의 사람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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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에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연말 파티를 열었잖아요. 브랜딩 측면에서도 의미가 컸을 것 같아요.

문시원 저는 웰니스가 ‘럭셔리’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이 펀쿨섹시(Fun-Cool-Sexy)해야 한다고 보는데, 이번 연말 파티를 통해 웰니스가 멋있고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걸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또한, 평소 SMCC를 팔로우만 하고 참여하지 않았던 분들도 주말 오전 7시라는 부담 없는 시간대 덕분에 처음으로 SMCC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었어요.

박재현 12월 29일 아침 7시,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참가비 5만 원(조식 포함)을 받고 진행했는데도 120명이 모였어요. 저희는 인사이트를 얻거나 네트워킹을 위한 커뮤니티가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바쁜 연말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모인 것을 보고 사람들이 우리가 추구하는 문화를 응원하고 이해하고 있구나, 실감했어요.

기아 더 뉴 모닝, 나무증권, 코오롱스포츠, 네파 등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해왔어요. 기업들은 SMCC와의 협업을 통해 어떤 가치를 기대하나요?

박재현 SMCC는 아침을 좋아하고, 부지런하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1만 명의 유저를 보유한 커뮤니티예요. 기업들은 이 이미지를 얻고 싶어 하고, 동시에 SMCC의 아침 문화와 모임 방식을 활용한 브랜드 이벤트를 원해요. 브랜드가 제공하는 공간에서 SMCC를 여는 형식이죠.

문시원 SMCC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정착된 커뮤니티예요. 공지는 물론 다양한 활동을 스토리로 진행하다 보니 사람들의 스토리 공유도 많고, 대부분 선착순으로 마감되기 때문에 스토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알람까지 설정해 두는 경우도 많죠. 그렇기 때문에 스토리 노출수가 다른 페이지들보다 좀 더 충성심 있는 팔로워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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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시원 SMCC 커뮤니티 운영자와 박재현 SMCC 파운더 © SMCC
장기적으로 SMCC가 어떤 커뮤니티가 되길 바라나요? 혹은 올해 목표가 있다면

문시원 구체적인 태스크 위주의 목표가 있다기보다는 건강한 삶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SMCC와 트러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단순히 모닝 루틴을 만드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커뮤니티 안에서 다시 기브백(Give Back)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어요. 호기심에서 시작해 루틴을 잡고, 라이프스타일까지 변화하는 여정을 모든 참가자가 함께 만들어가고 싶어요.

박재현 덧붙여서 지금까지는 인스타그램 기반으로 운영되었지만, 올해 출시를 목표로 앱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요. 출석 체크 기능을 추가해 참여 횟수를 기록할 수 있도록 하면, 활동의 지속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거예요. 사람들은 SMCC에 오래 참여할수록 자부심을 느끼고, 자신이 얼마나 꾸준히 참여했는지를 어필하고 싶어해요. 이걸 수치화하고 인정해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커뮤니티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SMCC가 낯설거나 참여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문시원 사람들이 처음 SMCC에 참여하면 아침에 긴장해서 알람보다 먼저 깬다고 해요. 그래서 “알람보다 강한 약속”이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SMCC는 단순한 아침 모임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약속이자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약속이에요. 선착순에서 떨어지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생각하면, 이 약속을 쉽게 어길 수 없죠. 약속이라는 강력한 동기부여를 꼭 경험해보세요. 아침이 기다려지는 하루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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