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ng Seungbin 양승빈

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매혹적인 디자인 스토리텔러

양승빈의 작품 앞에 선다면 먼저 의심하라. 진짜이면서 가짜인 것, 가짜이면서 진짜인 것이 겹겹이 쌓여 있다.

Yang Seungbin 양승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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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ungbinyang.com


양승빈 —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디자인 아카데미에서 수학하면서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 네덜란드 디자인 위크 등에 참가해 이름을 알렸다. 10여 년의 유럽 생활을 마치고 2021년 귀국해 1년간 젠틀몬스터 키네틱 디자인팀에서 일했다. 현재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홍익대학교, 계원예술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루이까또즈, 봄베이 사파이어 등과 협업했으며 영국 빅토리아 & 앨버트 뮤지엄, 네덜란드 스테델릭 뮤지엄에 그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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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ungbinyang.com ‘본 체어Bone Chair’(2023). 자신의 뼈를 CT로 스캔한 다음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활용해 해체, 재조합, 변형해 완성한 아트 퍼니처다.

양승빈의 작품 앞에 선다면 먼저 의심하라. 진짜이면서 가짜인 것, 가짜이면서 진짜인 것이 겹겹이 쌓여 있다. 당신이 무언가를 단정하고 확신하는 순간 양승빈은 저만치서 미소 짓고 있을지 모른다. 어릴 때 고고학자를 꿈꿨고 지금도 고고학자가 된 듯한 마음으로 디자인한다는 말을 토대로 그의 작품을 보면, 실재하는 작은 단서에 허구의 살을 붙여가는 작업 과정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네덜란드 유학 시절, 지역 박물관 에르프훗하위스 에인트호번(Erfgoedhuis Eindhoven)에서 넘겨받은 18세기 신원 미상 남성의 유골을 단서로 제작한 그래픽 노블과 다큐멘터리, 캐비닛 등으로 구성한 ‘레퀴엠’ 시리즈가 그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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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ungbinyang.com ‘Deconstructed Icons’(2022).
루이까또즈 백을 3D 스캐닝해 데이터화한 다음 Z브러시같이 직관적으로 스컬프팅할 수 있는 툴로 반죽했다. 각 요소를 재조합한 이미지를 3D 프린터로 출력해 완성한 오브제다. 
협업 루이까또즈

지난해 아르코미술관 〈기억・공간〉전에서 선보인 인스털레이션에도 작가의 세계관이 담겨 있다. ‘김수근 건축가는 왜 의자를 디자인하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그의 작업은 김수근 건축가에 관한 사실과 상상을 기반으로 제작한 페이크 다큐멘터리 〈구니스〉, 김수근이 만들었을 법한 의자 ‘SGS No.1’, 그리고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의자 ‘SGS No.2’로 이어졌다. 이 작품들은 되레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김수근 건축가는 의자를 진짜 디자인하지 않았나? 왜 하필 의자인가?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부터 허구인가?’ 이것이야말로 양승빈의 숨은 의도인 셈. “작업에 여러 레이어를 넣는 편이다. 특히 서로 상충하는 면을 교묘히 심어놓는다. 말이 되는 것 같지만 말이 되지 않는 것,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자연스럽지 않은 것을 말한다.

― 기사 전문은 1월호 지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47호(2024.01)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매거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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