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좋은 차를 일상과 더 가까이, 맥파이앤타이거 북촌 티스토어
차 생활의 즐거움을 전하는 환대의 공간
지난 5월 1일, 북촌 윤보선길에 맥파이앤 타이거 북촌 티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한옥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에서 ‘차가 있는 일상’을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까치와 호랑이를 한 폭에 담은 민화, 호작도(虎鵲圖). 예로부터 새해의 안녕을 기원하며 주고받던 이 그림은 특별한 날에만 꺼내 보는 귀한 물건이 아닌, 집안에 두고 바라보는 일상적 존재였다. 동아시아 차를 소개하는 맥파이앤타이거는 호작도처럼 차가 삶 가까이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일상을 제안한다. 차는 어렵게 배우고 갖춰야 하는 문화가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것. 이들은 차를 곁에 들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하루가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차의 순간’이 선사하는 고요함, 내면을 천천히 가다듬는 시간, 그리고 차를 통해 발견한 삶의 태도. 혹독한 계절의 끝자락에서도 묵묵히 새잎을 틔우는 차나무와 오랜 시간을 견뎌야 비로소 완성되는 찻잎의 과정에서 맥파이앤타이거는 ‘차와 닮은 삶’을 발견해 왔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자신의 시간을 쌓아가는 삶 말이다. 어쩌면 맥파이앤타이거가 전하고 싶은 것은 차 자체보다도, 그 순간을 대하는 삶의 태도가 아닐까.

맥파이앤타이거는 그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차와 함께하는 일상의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계절의 티코스를 통해 이 계절에 가장 어울리는 차와 다식을 선보이며, 차 도구로 직접 차를 내려마시는 사색하는 차의 시간을 제안했다. 또한 홈 그라운드, TWL과 함께 ‘나를 깨우는 차와 나물식’을 기획해 우리 차와 일상식의 조화를 보여준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출판사 문학동네와 협업한 북클럽 웰컴키트부터 커피리브레, 토림도예와 함께한 ‘Brew for City Life’ 프로젝트 등 차와 커피, 공예와 출판을 유연하게 연결하는 시도 역시 꾸준히 이어왔다. 최근에는 차를 소개하는 일을 넘어 직접 차밭을 일구고, 찻잎을 덖는 과정까지 경험하며 생산지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확장하고 있다.

올해 맥파이앤타이거는 ‘도전’을 새로운 키워드로 꺼내 들었다. 지난 5월 1일, 북촌 윤보선길에 문을 연 맥파이앤타이거 북촌 티스토어는 그 시작점이다. 서울을 여행하는 이들이 즐겨 찾는 장소이자, 한국 고유의 정서와 문화를 품은 북촌을 입지로 삼았다. 해외여행에서 그 나라의 차를 기념품으로 사 오듯, 북촌을 찾는 이들에게 맥파이앤타이거가 바라보는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동시대의 한국 차 문화를 전하고자 기획되었다.
맥파이앤 타이거 북촌 티스토어는 ‘차가 있는 일상’을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차를 직접 시음하고, 다기를 만져보고,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하며 각자의 일상 속에서 차를 즐기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상상하도록 만들기 때문. 한옥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 곳곳에는 맥파이앤타이거가 생각하는 동시대의 ‘한국다움’과 ‘차가 있는 삶’에 대한 태도가 섬세하게 녹아 있다.

원래 갤러리로 사용되던 이곳은 내부 전체가 하얀 가벽으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철거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서까래 구조가 모습을 드러냈다. 맥파이앤타이거는 기존 골조를 그대로 살려 북촌 특유의 고즈넉한 정서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티스토어를 완성했다. 공간 곳곳에는 전통 요소들을 세심하게 배치했다. 팔각 형태의 문손잡이, 입구를 열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태우 작가의 ‘와유산수(臥遊山水)_가수호작도(家守虎鵲圖)’와 고가구, 한지 너머로 은은하게 비치는 다기의 실루엣까지. 익숙한 전통의 이미지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맥파이앤타이거만의 한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냈다.



공간에 들어서면 ‘티 바’가 방문객을 맨 먼저 맞이한다. 차를 시음하며 천천히 공간에 머무를 수 있도록 의도한 부분이다. 팔각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날의 웰컴티가 준비되고, 방문객은 차를 마시며 차가 있는 일상을 경험하게 된다. 한쪽에는 맥파이앤타이거의 다양한 차 라인업이 놓여 있어 찻잎과 원물을 직접 만져보고 향을 맡아볼 수 있으며, 궁금한 차는 시음 가능하다.
차도구 역시 북촌 티스토어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다. 작가의 공예 다기부터 일상에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티머그와 찻잔, 다관과 숙우까지 폭넓게 갖췄다. 간소하게 잎차를 우려 하루를 보내는 순간부터, 매트를 펴고 차를 정성껏 준비하는 시간까지. 맥파이앤타이거 북촌 티스토어는 단순히 차를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차 생활을 입체적으로 경험하도록 이끈다. 맥파이앤타이거 김세미 대표와 만나 북촌 티스토어에 담긴 이야기와 브랜드가 바라보는 ‘차와 닮은 삶’에 대해 들어보았다.


Interview
김세미 맥파이앤타이거 대표
북촌 티스토어 오픈과 함께 선보인 매거진이 인상적이다. 첫 번째 주제였던 ‘과정을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는 브랜드가 차, 나아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잘 드러내는 문장처럼 느껴졌다. 이 매거진을 기획하게 된 배경과, 앞으로 담아가고 싶은 이야기도 궁금하다.
산지의 다원과 자주 소통하면서 그해의 작황이나 현장의 이야기를 꾸준히 듣고 있다. 작년에 다원 대표님과 통화하던 중 ‘맥파이앤타이거가 하동의 한 마을을 먹여 살린다’는 말씀을 들었다. 실제로 우리가 지난해 사용한 쑥의 양만 약 4톤 정도였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문득 이 사실을 고객들과도 꼭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에서 마시는 차 한 잔이 단순한 소비를 넘어 지역의 농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참 뿌듯하게 느껴졌다.


또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면, 더 깊이 알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우리가 마시는 차 한 잔은 어떤 손길과 시간을 거쳐 여기까지 왔을까?’라는 질문에서 <티 & 라이프> 매거진의 기획이 시작됐다. 과정을 알고 나면 늘 마시던 차도 전과는 다르게 느껴질 것 같았다. 작년에는 티앤라이프 매거진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에서 0호를 소개했다. 올해는 창간호 발행을 바라보며 준비하고 있다. 차와 차 도구, 제품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덜어내느라 못다 소개한 비하인드 이야기도 담고 싶다. 과정에 대한 이야기와 차를 곁에 두는 분들의 일상을 담고, 그 해의 산지에 대한 소식도 담아보려 한다.



북촌 티스토어를 찾는 이들에게 어떤 경험과 인상을 남기고 싶은가? 또한 이 공간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확장되거나 변화하길 기대하는지도 궁금하다.
북촌 티스토어 곳곳에 맥파이앤타이거가 생각하는 한국적인 요소들이 존재한다. 소재와 이미지, 형태는 물론이고 공간을 바라보는 개념적인 부분까지 세심하게 녹여냈다. 예를 들어, 파사드는 한옥의 이미지를 차용하면서 새로운 소재를 사용했다. 옥색 타일로 기둥을, 스테인리스 소재로 처마의 선을 표현하는 등 익숙하면서도 낯선, 묘하게 한국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사실 모두가 떠올리는 ‘한국적인 것’의 이미지는 조금씩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다양성 자체가 지금 이 시대의 한국을 보여주는 풍경이 아닐까 싶다. 북촌 티스토어 역시 맥파이앤타이거만의 시선으로 해석한 한국다움을 제안하고, 한국 차 문화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여러 티 브랜드 중에서도 맥파이앤타이거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8년 동안 브랜드를 꾸준히 이어왔다는 점이다. 이 시간을 버티고, 살아남았다는 사실 자체가 맥파이앤타이거만의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차가 있는 삶’을 전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움직여왔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팝업과 마켓을 열고, 잡지를 만들고, 직접 차밭을 일구는 일까지 이어왔다. 효율만 생각했다면 쉽게 하지 못했을 일이 오히려 더 많았던 것 같다. 수익과는 거리가 먼 작업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계속해 온 이유는, 결국 차를 매개로 어떤 삶의 태도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맥파이앤타이거는 늘 ‘차와 닮은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차를 통해 조금 더 탄탄하고 견고한 일상을 전하는 것, 그것이 우리만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진행한 협업 가운데 특히 인상 깊었던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최근 진행한 북클럽문학동네와의 협업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오래전부터 차와 책이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구 같은 사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서울국제도서전에 부스로 참여하기도 했다.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분명 차도 좋아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분이 찾아와 주셨고, 이후에도 ‘도서전에서 처음 맥파이앤타이거의 차를 접했다’는 후기들이 꾸준히 올라왔다. 이를 계기로 문학동네 측에서 먼저 제안을 받았고, 북클럽문학동네 웰컴키트 협업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프로젝트는 커피리브레, 토림도예와 함께한 ‘Brew for City Life’ 협업이다. 도시에서 보내는 하루의 시간대마다 즐기는 음료가 다르다는 점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다. 우리 역시 아침에는 커피로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에는 카페인이 없는 허브차로 하루를 마무리하곤 한다. 차와 커피는 서로 다른 음료이지만, 향을 즐긴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커피리브레는 아침에 어울리는 원두를, 맥파이앤타이거는 저녁에 어울리는 차를 제안했고, 여기에 토림도예의 향배잔을 더해 하나의 세트로 완성했다. 반응도 무척 뜨거워서, 오픈 두 시간 만에 준비한 수량이 모두 품절됐다.


차뿐 아니라 커피 애호가들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향배잔’이라니! 무척 흥미롭다.
향배잔은 차를 마신 뒤에 남는 잔향을 온전히 느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차를 위한 잔으로 시작했지만, 향을 섬세하게 즐긴다는 측면에서 스페셜티 커피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향배잔은 향을 즐기기 위해 고안된 도구인 만큼, 섬세한 특징들이 있다. 첫 향을 선명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바닥은 비교적 좁게 시작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지고, 입술이 닿는 부분에서 다시 한 번 미세하게 수축했다가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구조다. 내부는 오목한 항아리 형태로 설계되어 향을 안쪽에 모아주고, 이렇게 모인 향이 입구를 통해 그대로 전달되게 되어 있다. 또 내부 곡선이 향 입자를 깨뜨리지 않고 하나의 덩어리로 유지해 주기 때문에 향미가 더욱 또렷하게 느껴지고, 기벽이 얇아 음료의 온도가 내려가면서 변화하는 향의 층위도 즉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떤 ‘도전’을 준비 중인지 궁금하다.
맥파이앤타이거는 그동안 한국적인 차를 소개하는 데 집중해 왔다. 앞으로도 한국의 다채로운 허브 문화에 더 집중해서 조명해 보고자 한다. 한국 고유의 문화를 기반으로, 보다 폭넓은 차의 세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동시에 일상 가까이에서 ‘차와 함께하기 좋은 순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잠시 쉬어가는 틈, 책을 읽는 시간, 하루를 차분히 마무리하는 저녁처럼. 올해 연말 선보일 ‘티 앤 라이프’ 매거진 창간호에도 이런 내용을 담아보려고 한다. 해외에 한국 차 문화를 알리기 위한 글로벌 진출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샌디에고의 커피 박람회에 다녀왔다. 하반기에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북미 여러 도시를 방문해 한국 차가 지닌 매력을 꾸준히 알릴 계획이다.
맥파이앤타이거 북촌 티스토어
주소 서울시 종로구 윤보선길 23-1 1층
운영 시간 매일 11:00 – 19:00
웹사이트 홈페이지,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