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D 커피의 공식을 바꾸다, 칸타타 ‘하모니’ 비주얼&패키지 디자인
일상의 리듬을 조율하는 디자인
롯데칠성음료 칸타타가 디자인 스튜디오 네임드와 협업해 라떼 신제품 ‘하모니’를 선보였다. 2030세대의 감성을 담은 감각적 비주얼과 부드러운 맛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확장하고 라인업을 강화했다.

국내 프리미엄 RTD 커피 시장을 이끌어온 롯데칠성음료의 대표 브랜드 칸타타가 2030 소비자의 감성과 일상 속 여유를 담아낸 신규 라떼 라인업 ‘하모니(HARMONY)’를 새롭게 론칭했다. 기존 원두커피가 지닌 묵직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넘어, 부드러운 라떼 플레이버와 현대적인 시각 언어를 결합해 브랜드의 감성적 스펙트럼을 넓히며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했다.

비어 있던 감성을 채우는 포트폴리오의 확장
오랫동안 원두커피의 정통성과 프리미엄 가치를 축적해온 칸타타는 탄탄한 제품군을 구축해왔다. 고품질 아라비카 원두와 더블드립 추출 방식의 전문성을 증명해온 오리지널 라인이 커피의 정통성을 대변하고, 대용량과 진한 풍미를 앞세운 콘트라베이스가 직장인의 일상 속 각성과 집중의 순간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2030 소비자가 일상에서 조금 더 가볍고 편안하게 선택할 수 있는 부드럽고 감각적인 라떼 영역에서는 마스터브랜드의 정체성을 온전히 담아낸 독자적인 라인업이 부재했다. 기존 라떼홀릭과 카페시그니처 제품군이 시장에 존재했으나, 각각의 단편적인 맛과 메뉴를 설명하는 수준에 머물러 소비자에게 하나의 일관된 브랜드로 기억될 만한 고유한 관점과 정체성을 전달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 하모니 프로젝트는 기존 패키지를 새롭게 바꾸는 단순 리뉴얼이 아닌, 칸타타가 기존에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던 타깃과 음용 상황으로 브랜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기획됐다. 340ml 소용량 PET 규격을 바탕으로 ‘바닐라 라떼’와 ‘돌체 라떼’ 2종을 정립하며, 단순한 맛 추가를 넘어 브랜드의 새로운 축을 구축하는 것을 핵심 과업으로 삼았다. 특히 ‘Sweet Harmony in Your Day’라는 슬로건 아래, 강하고 자극적인 커피의 영역에서 벗어나 일상 속에서 자신의 리듬을 조율하고 부드러운 여유를 즐기도록 돕는 감성적 역할을 부여했다.
신뢰 위에 더한 헤리티지 재해석

하모니의 디자인은 프리미엄 커피를 표현할 때 무겁게 사용되어 온 관습적인 문법을 덜어내고, 기존 자산의 역할을 새롭게 재정의했다. 어두운 원두 이미지와 많은 맛 정보를 빽빽하게 쌓는 방식을 지양하는 한편, 브랜드의 상징적인 컬러인 블랙을 배제하는 대신 상단 칸타타 영역과 중앙 HARMONY 아치에 남겨 브랜드의 구조적인 중심축으로 활용했다. 이를 통해 마스터브랜드 칸타타의 클래식한 신뢰감과 하모니만의 밝고 부드러운 태도가 정교한 시각적 위계 속에서 공존하도록 설계했다. 패키지 전면은 소비자가 상단의 ‘칸타타’ 로고를 통해 마스터브랜드를 인지하고, 중앙의 ‘HARMONY’ 아치형 워드마크로 신규 라인을 확인한 뒤, 하단의 제품명과 컬러 면으로 맛을 직관적으로 인식하도록 그래픽 질서를 확립했다.

서체도 브랜드의 감성과 기능성을 철저히 안배해 설계했다. 중앙의 HARMONY 워드마크는 세로획이 길고 획의 대비가 분명한 클래식한 골격을 기반으로, 아치 형태 안에서 독자적인 브랜드 자산으로 자리 잡도록 글자의 비례와 자간을 정교하게 조율했다. 워드마크가 브랜드의 고유한 감정과 개성을 전달한다면, 제품명과 용량, 저당 정보 등 기능적인 텍스트는 작은 크기에서도 높은 가독성을 발휘하도록 정제된 서체를 적용해 정보 전달력을 높였다.

워드마크 하단에는 맛을 직관적으로 연상시키는 넓은 컬러 면을 배치해 시각적 안정감을 주었다. 바닐라는 우유의 크리미함과 편안한 인상을 연상시키는 ‘바닐라 베이지’로, 돌체는 부드러운 달콤함을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돌체 핑크’로 설계했다. 상단의 블랙 영역과 중앙의 블랙 아치가 시각적 기준점과 강한 명도 대비를 형성해, 밝은 컬러를 메인으로 사용하면서도 매대 위에서 흐릿해 보이지 않는 묵직한 덩어리감을 구현했다.

한편 바흐의 ‘커피 칸타타’에서 유래한 음악적 세계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방식도 눈길을 끈다. 악기나 음표 같은 직접적인 장식 요소를 배제하고, 원두와 우유, 일과 휴식 등 서로 다른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는 조형 원리로 세련되게 풀어냈다. 여기에 표면의 광택을 줄인 매트 무광 마감을 적용해 손에 닿는 촉감까지 편안하게 완성함으로써, 라떼의 부드러움을 시각과 촉각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브랜드 경험으로 이끌어냈다.
Mini interview
윤영노 네임드 대표
기존 칸타타 라떼 라인업에서 가장 먼저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 지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기존 라떼 제품군이 메뉴 설명에 머물러 고유한 브랜드 정체성이 약했다는 점, 그리고 RTD 커피 시장 전반이 원두나 추출 방식 등 제품 속성 위주의 유사한 표현에 갇혀 있었다는 점이다. 단순히 맛을 설명하거나 업무 중 휴식 같은 뻔한 음용 상황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질문을 ‘언제 마시는 커피인가?’에서 ‘이 커피를 선택하는 사람은 어떤 태도와 리듬으로 살아가는가?’로 바꿨다. 하모니의 패키지가 단순한 용기를 넘어 소비자의 취향과 태도를 드러내는 하나의 오브제가 되기를 바랐다.
신규 라인업을 위한 디자인을 개발하며 설정한 타깃 페르소나도 궁금하다.
초기 사업 기획상 핵심 타깃은 2030 직장인 여성이었지만, 디자인 과정에서는 연령과 성별만으로 한정하지 않았다. 우리가 설정한 페르소나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신의 리듬을 잃지 않는 이들’이었다. 침착하고 유연하게 일하며 성과를 내고, 자신의 감정이나 컨디션을 방치하지 않으며, 분주한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 잠시 멈춰 서서 속도를 조절할 줄 아는 태도에 집중했다.


프로젝트에서 도출한 디자인 키워드 역시 따뜻함, 휴식, 여유, 멈춤, 흐르는 듯한 리듬, 편안함 등이었다. 따라서 하모니는 피로를 버티기 위한 강한 자극제가 아니라,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자신만의 템포를 되찾도록 돕는 커피에 가깝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업무 중 마시는 커피’처럼 흔한 상황 중심 메시지에서 벗어나, 제품을 선택하는 주체의 태도와 정체성으로 차별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하모니’라는 이름이 탄생하기까지의 여정은?
상품명과 디자인이 확정된 상태에서 출발하지 않고, 신규 라인의 이름과 정체성을 함께 구체화해 나갔다. 초기에는 칸타빌레를 중심으로 논의했고, 칸타타의 음악적 이미지를 이어가며 여유롭고 고급스러운 라떼의 성격을 담기 위해 세레나데, 에스프레시보, 소나티네, 칸탄테, 인템포, 발라드 등 다양한 후보를 검토했다. 이후 아이데이션 단계의 가칭 ‘필하모니’를 거쳐 최종적으로 ‘하모니’로 정리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과정이 단순한 이름 선택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상품명을 검토하는 과정 자체가 신규 라인이 칸타타 안에서 수행할 역할을 정의하는 과정과 맞물려 있었다. 음악적 헤리티지를 드러낼 수위, 마스터브랜드와의 연결성, 라떼의 부드러움과 일상적 여유를 엮어낼 언어에 따라 디자인 방향도 달라졌다. 결과적으로 하모니는 단순히 듣기 좋은 이름을 넘어, 커피와 우유의 조화부터 브랜드 헤리티지와 현대적 감각, 일과 휴식 사이의 균형까지 가장 폭넓게 아우를 수 있는 이름이었기에 낙점됐다.
워드마크 서체와 전면 정보 위계는 어떻게 설계했나?
전면 정보는 소비자가 ‘어느 브랜드인지(칸타타) → 어떤 라인인지(HARMONY) → 어떤 맛인지(바닐라/돌체)’ 순으로 명확히 파악하도록 위계를 정리했다. 특히 맛보다 HARMONY 워드마크의 비중을 키운 것은, 향후 SKU 확장에 대비해 라인 자체의 자산을 먼저 축적하기 위함이었다. 워드마크는 획 대비가 분명한 클래식한 골격을 아치 형태로 안착시켜 브랜드의 개성을 세웠고, 제품 정보나 저당 표기 같은 기능적 텍스트는 작은 크기에서도 잘 읽히도록 가독성을 우선했다.


‘바닐라 베이지’와 ‘돌체 핑크’를 메인 컬러로 택했다. RTD 커피 매대의 시각적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 다소 힘이 약해 보일 수 있는 파스텔톤 컬러의 존재감은 어떻게 확보했나?
밝은 톤을 사용하더라도 시각적 밀도를 잃지 않는 것이 관건이었다. 색상을 자잘하게 쪼개지 않고 넓은 면으로 과감하게 적용해 단단한 컬러 블록을 형성했다. 여기에 상단 블랙 영역과 중앙의 블랙 아치, 볼드한 ‘HARMONY’ 워드마크를 통해 강한 명도 대비를 주어 중심축을 단단히 잡았다. 덕분에 매대 위에서 두 제품이 함께 놓였을 때 베이지와 핑크로 맛은 뚜렷하게 나뉘면서도, 상단의 블랙 프레임 구조가 반복되며 하나의 완성도 높은 라인업으로 단단하게 인식되도록 했다.


PET 용기 곡면에서 디자인이 왜곡되지 않도록 고려한 점도 궁금하다.
PET 용기는 곡면으로 인해 평면 디자인과 실제 매대 진열 시의 시각적 차이가 크다. 워드마크가 측면으로 넘어가 가독성을 해치지 않도록 칸타타 로고와 HARMONY 워드마크 등 핵심 정보는 전면 중앙 영역 안에서 모두 완결되도록 설계했다. 좌우 곡면에는 문자 대신 컬러 면과 라벨의 흐름만 이어지게 구성했다. 평면상의 완성도보다 소비자가 손에 쥐거나 제품이 비스듬히 놓인 가변적인 시야각에서도 브랜드가 명확히 인지되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었다.

패키지 인쇄 감리와 컬러 구현 과정에서 조율한 부분은?
밝은 베이지와 핑크는 내용물과 PET 소재의 영향으로 색이 탁해지거나 흐려질 수 있어 별도의 컬러 테스트를 거쳤다. 단독 발색뿐 아니라 두 제품이 나란히 진열되었을 때 명확히 구분되면서도 하나의 라인업으로 읽히는 조화에 집중했다. 인쇄 농도나 양산 편차 등 기술적인 부분은 클라이언트의 생산 부문과 협업했고, 디자인 차원에서는 최종 소비자 접점에서 두 컬러가 최적의 관계성을 형성하도록 조율했다.
결로나 온도 변화 등 RTD 특유의 유통 환경이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궁금하다.
하모니는 시각적인 인상을 넘어 제품을 실제로 손에 쥐었을 때의 감각까지 브랜드 경험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표면의 광택을 드러내기보다 무광 마감을 적용해 차분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만들고, 손에 닿는 촉감 역시 매트하고 편안하게 완성했다. 라떼의 부드러운 맛과 하모니가 지향하는 여유로운 태도가 시각뿐 아니라 촉각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래픽 역시 이러한 방향에 맞춰 미세한 패턴이나 과도한 장식을 덜어내고, 넓은 컬러 면과 굵직한 워드마크 중심의 명확한 정보 위계를 세웠다. 조명 반사나 주변의 시각적 자극이 많은 냉장 매대 환경에서도 인상이 복잡해지지 않고 존재감이 명료하게 드러나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라떼의 부드러움을 맛의 영역에만 가두지 않고, 컬러와 그래픽, 표면의 질감과 손에 닿는 촉감까지 하나의 일관된 경험으로 연결하고자 했다.

최종 문턱에서 탈락했거나 기억에 남는 시안도 있을까?
초기에는 20여 개 이상의 다양한 디자인 방향을 탐색했다. 오선보나 음표, 악기 형태를 직접 활용해 음악적 연결을 직관적으로 드러낸 안도 있었지만, 의미가 지나치게 설명적이고 장식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대로 패션이나 코스메틱 브랜드처럼 대담하고 미니멀하게 푼 안은 신선했지만, 칸타타가 오랫동안 쌓아온 고유의 브랜드 자산과 연결하기 어려웠다. 결국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 칸타타의 클래식한 신뢰는 지키되 음악적 헤리티지는 추상적으로 해석하고, 새로운 세대의 감각은 세련된 컬러와 조형으로 풀어내는 방향으로 최종 정리했다.
칸타타 하모니 비주얼 아이덴티티 & 패키지 디자인
클라이언트 롯데칠성음료
비주얼 아이덴티티 디자인 네임드 (대표 윤영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윤영노(네임드)
디자이너 박소진, 최예슬, 서명철(네임드)
본 기사는 디자인플러스가 매달 9개의 프로젝트와 디자이너를 엄선하는 큐레이션, ‘Focus 9’ 중 하나입니다. 지금 주목해야 할 더 많은 프로젝트를 이곳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