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세계 최초 버거킹 플래그십 스토어, 플레임그라운드 공간 디자인 ② 논스페이스

버거킹 x 논스페이스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논스페이스가 버거킹의 세계 최초 플래그십 스토어 '플레임그라운드(Flameground)'를 위한 공간 디자인을 구현했다. 붉은 벽돌과 코르텐강, 구로철판으로 엮어낸 직화의 세계와 그 안에 담긴 공간 디자인 스토리를 소개한다.

[Project+] 세계 최초 버거킹 플래그십 스토어, 플레임그라운드 공간 디자인 ② 논스페이스

버거킹의 ‘플레임그라운드(Flameground by BURGER KING)’는 패스트푸드 공간의 정형화된 틀을 깬다. 이들은 직화 패티를 구워내는 기계 장치인 브로일러(Broiler)에서 디자인 언어를 도출했다. 붉은 벽돌과 열연강판, 불의 온도를 체감하는 전이 공간, 와퍼의 식재료를 해체한 6코스 다이닝과 전용 BI까지. 공간부터 그래픽까지 브랜드의 철학을 응축한 논스페이스의 디자인 여정을 들여다본다.

Interview

신중배 논스페이스 대표
최유진 논스페이스 공간 디자인 팀장
전성현 논스페이스 BX 디자인 팀장

논스페이스(NONE SPACE)는 공간을 탐닉하며 프로젝트를 풀어낸다. 성격과 용도, 상업성과 지역성을 고려해 고유한 이야기를 짓고, 브랜드의 정체성과 철학을 공간에 담는다. 최근 서울 성수동에 들어선 세계 최초 버거킹 플래그십 스토어 ‘플레임그라운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초기 기획과 입지 선정부터 건축 설계, 조경, 인테리어 시공, 브랜딩, 아트 디렉션까지 전방위적으로 관여하며 브랜드의 본질을 공간에 구현했다.

PLUS 1. 철과 불의 동네 성수에서 버거킹의 집을 짓다

세계 최초의 버거킹 플래그십 스토어 ‘플레임그라운드’가 지난 9월 10일 문을 열었습니다. 버거킹을 운영하는 BKR의 이번 프로젝트에 함께하게 된 계기와 전반적인 과정이 궁금합니다.

신중배 버거킹 브랜드를 전개하는 BKR로부터 최초 의뢰를 받고 계약을 맺은 시점은 작년 3월경이었습니다. 전체 프로젝트 기간은 설계만 약 1년이 걸렸고, 인허가와 시공 과정을 거쳐 올해 4월 설계를 마친 뒤 현장 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논스페이스는 브랜드 전략 수립과 입지 선정, 프로그램 및 콘텐츠 구성, 건축 대수선 설계와 조경, 인테리어 시공을 비롯해 BI·BX 그래픽, 그리고 5인의 작가와 협업한 아트워크 작업에 이르기까지 공간과 브랜드 경험을 구축하는 전 영역에서 긴밀하게 협력했습니다.

지난해 서울역 버거킹 공간 리뉴얼 프로젝트도 진행하셨잖아요. 당시 경험이 이번 프로젝트에도 도움이 되었을까요?

신중배 서울역점은 플레임그라운드 계약 후 주요 거점의 특화 매장이 필요하다는 요청으로 먼저 선보인 공간이었습니다. 서울역점 작업을 통해 QSR(Quick Service Restaurant, 이하 QSR)의 빠른 운영 메커니즘과 고객 동선을 깊이 있게 분석할 수 있었는데요. 다만 서울역점은 매장 특성상 ‘직화’라는 가치를 포스터나 미디어 정도로만 표현해야 해 아쉬움이 남았죠. 그 갈증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직화의 철학을 오감과 신체 경험으로 구현하자는 명확한 목표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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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R과 함께 성수를 최종 입지로 낙점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현시점 트렌드가 가장 빠른 곳이잖아요.

신중배 성수는 트렌드가 빠르지만 F&B 브랜드 입장에서는 임대료 부담이 크고 유행 주기가 짧아 입점을 결정하기 조심스러운 상권입니다. 유동 인구가 몰리는 중심 거리에서는 목적형 방문을 이끌 만한 적합한 면적을 확보하기도 어렵고요. 그럼에도 성수를 택한 이유는 장소의 역사성에 있었습니다. 붉은 벽돌 골목, 쇠를 다루고 열을 가하던 공업지대의 성격이 버거킹의 70년 직화 헤리티지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중심 상권에서 다소 벗어나 있더라도 명확한 공간 서사와 체험 요소를 갖춘다면 고객이 찾아오는 목적형 거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부지가 거쳐온 장소의 전사도 궁금합니다.

신중배 건물 100평과 마당 70평을 합쳐 총 170평 규모 대지였습니다. 원래는 자동차 정비 공업사로 오래 쓰이던 곳이었고, 성수 상권이 확장되면서 향수 브랜드가 들어와 약 2년간 운영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는 주로 단기 팝업 공간으로 쓰이던 곳이었습니다.

2층 이상으로 증축하는 선택지도 있었을 듯 해서요. 단층 구조를 유지한 이유가 있다면요?

신중배 신축을 통해 2층으로 올리거나 면적을 넓히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대중 브랜드인 버거킹이 골목 안에서 위압적으로 다가서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과시하기보다 공업사 건물이 지녔던 낮은 층고와 형태를 유지해 골목 풍경에 스며들도록 했습니다. 본관과 별채, 마당의 구조를 지키고 유일한 옛 흔적인 상부 목조 트러스를 살려낸 것 역시 브랜드의 진정성과 시간성을 드러내기 위함이었습니다.

PLUS 2. 벽돌과 구로철판으로 벼려낸 직화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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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임그라운드 외관 모습. 버거킹 고유의 직화 헤레티지를 드러낸 파사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사진 최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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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임그라운드 외관 모습. 직화 패티를 구워내는 장치인 ‘브로일러’에 영감을 얻은 파사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줄파기 가공을 더한 붉은색 롱브릭을 주재료로 영롱쌓기를 적용해 마치 전통 화덕을 연상시킨다. 사진 최용준
붉은 벽돌로 쌓아 올린 파사드가 가장 먼저 눈길을 끕니다.

최유진 성수동 골목의 붉은 벽돌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붉은 벽돌을 사용하되, 버거킹 만의 벽돌을 찾기 위해 ‘롱브릭’을 택했습니다. 벽돌 표면에 줄파기 가공을 더해 와퍼 패티의 그릴 패턴을 새겼고, 전통 화덕처럼 바람길을 트는 ‘영롱쌓기’를 적용했습니다. 조적벽 안쪽에는 수증기 벽난로를 매립해 저녁이 되면 벽돌 틈으로 불길이 일렁이는 화덕의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외관 상부와 입구에 사용한 소재는 짙은 철재더군요. 어떤 소재를 사용하신걸까요?

신중배 지붕과 주출입구 마감재로 코르텐강과 구로철판을 썼습니다. 철을 고열로 가공해 표면을 형성하는 자재라 공업지대의 역사적 맥락과 잘 맞았죠. 코르텐강은 시간이 흐르면 표면이 산화되며 붉은 녹이 핍니다. 세월이 흐르며 변한 철판의 색감이 옆면의 붉은 벽돌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유도했고, 이를 통해 70년 동안 이어져 온 버거킹의 시간성을 물질적으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QSR 매장은 대개 눈에 띄는 화려한 간판으로 고객을 유혹합니다.
하지만 플레임그라운드는 간판 대신 직화의 헤리티지와 공간 경험 자체로 찾아오게 만드는 목적형 공간이어야 했습니다. 과시 대신 공간 경험의 깊이에 집중한 이유죠.

신중배 논스페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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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 공간을 통과해 살펴 볼 수 있는 정우원 작가의 작품 ‘Distortion of time’. 사진 최용준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면 좁고 긴 복도 형태의 전이 공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일반 QSR 매장과는 전혀 다른 동선 구조인데요.

최유진 고객이 문을 여는 순간 거대한 직화 조리 기구인 ‘브로일러 내부’로 들어서는 감각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폭이 좁은 통로 바닥에 난방 코일을 매립하고 냉방을 제한해 실제 열기가 느껴지도록 설계했죠. 천장의 붉은 선형 조명, 바닥의 포그머신 연기, 그리고 정우원 작가의 키네틱 왜곡 거울 작품을 결합해 불꽃의 열선 속을 통과하는 듯한 감각적 전이를 완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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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임그라운드 메인 홀 전경. 사진 최용준
정우원 작가를 포함해 5명의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인상적입니다.

최유진/신중배 처음에는 브로일러의 원리를 보여주는 중앙 센터피스 하나만 기획했습니다. 하지만 과거 예술가들이 모여들고 대림창고 같은 거점이 탄생했던 성수동의 장소성을 살려, 전형산, 김도현, 양정욱, 정우원, 안도 프로젝트 5인의 작가들과 협업해 공간 전체를 채우는 방식으로 확장했습니다. 노골적인 브랜드 로고로 공간을 채우는 대신, 작가들의 조형 언어로 브로일러와 불, 철의 물성을 재해석하는 편이 공간의 진정성을 전하는 가장 합당한 방식이라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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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 면적 일반 매장 대비 좌석의 밀도를 약 15% 낮춘 메인 홀 공간. 쾌적한 환경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사진 최용준
공간 내 작품이 차지하는 면적만큼 홀 내부의 밀도 조절도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신중배 플래그십 매장이지만 럭셔리 공간이 아닌 QSR 본연의 운영 방식을 유지해야 했습니다. 건물 100평 기준 좌석 수를 58석으로 계획해, 동일 면적 일반 매장(70여 석) 대비 좌석 밀도를 약 15% 정도 낮춰 쾌적성을 확보했습니다.

PLUS 3. 열린 마당과 닫힌 방, 안팎을 잇는 공간 경험

70평 규모의 야외 마당과 조경 연출도 흥미롭습니다. 식재와 바닥 구성에서 어떤 점을 고려하셨나요?

신중배 마당 쪽은 내부 홀에서 시선이 닿는 위치예요. 기능적으로는 주방 집진기를 가려주고, 인접한 옆 건물을 차폐해야 하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계절 내내 푸른 잎을 유지하는 높은 대나무를 둘러 스크린 역할을 하도록 했죠. 또 대지 안에 원래 있던 오래된 나무를 살리기 위해 주변 조경의 높이를 낮추는 방식으로 매스를 맞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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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마당 공간 모습. 사진 최용준
‘더 개스트로(The Gastro)’ 공간 디자인의 결은 또 다르더라고요.

신중배 내부의 ‘더 개스트로’는 와퍼를 재해석한 코스 요리를 소수의 인원에게 집중해 선보이는 PDR(Private Dining Room) 공간입니다. 좁은 면적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반사되는 리플렉션 소재를 써서 공간이 넓어 보이게 유도했고, 천장에는 아지랑이 같은 열감을 주는 불결 조명을 설치했습니다. 상판에는 불에 그을린 향미를 지닌 탄화목을 쓰고 벽체에는 구로철판을 적용해 음식과 직화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물성으로 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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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시간 30분 간 다이닝 코스를 즐길 수 있는 더 개스트로 내부 모습. 사진 최용준
이외에도 고민이 깊었던 공간이 있었다면요?

최유진 별채에 자리한 화장실 공간이죠. 대수선 구조상 분리되어 있던 별채의 용도를 두고 카페나 좌석 등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세상에 없는 화장실’을 만들어보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화장실 내부에서도 불의 경험을 이어가도록 연출했고, 홀에서 마당을 거쳐 화장실로 가는 동선 자체가 고객에게는 공간을 입체적으로 경험하는 여정이 되는 거죠.

PLUS 4. QSR 디자인 문법을 다시 쓰다 

홀 내부의 좌석과 테이블 등 가구 집기 디자인도 일반 매장과 확연히 다릅니다.

신중배 가구 프레임에는 그릴 라인을 조형적으로 반영했고, 시트에는 성수동 가죽 공방의 맥락을 고려해 소가죽을 적용했습니다. 사용자의 손때를 타고 태닝되며 깊어지는 가죽의 물성을 통해 브랜드의 시간성과 진정성을 담아냈습니다.

공간 디자인뿐 아니라 패키지, 유니폼, 플리케이션 등 통합적인 BX(Brand Experience) 디자인도 함께 맡았어요.

전성현 버거킹 고유의 자산인 ‘불맛체’ 서체를 바탕에 두고 변형하는 것에서부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초반에는 직화에서 착안해 불꽃의 형태나 질감을 살리는 시도도 해보았지만, 공간 전반에서 강조되는 그릴 라인과의 조화를 고려해 최종적으로 ‘그릴 패턴’을 서체와 그래픽 모티프로 확정했습니다.

컬러 역시 성수의 붉은 벽돌과 주물·용접 공장에서 튀는 불꽃, 직화로 구워지는 패티의 색채를 다각도로 분석해 전용 컬러 값을 도출하고 팬톤 시스템으로 정립했습니다. 거대한 로고를 앞세우는 대신, 매장 내 QR 오더 UI와 패키지 전반에 이 불맛체 변형 레터링과 그릴 모티프를 일관되게 녹여 공간과 시각이 하나의 결로 작동하도록 조율했습니다.

“로고를 보지 않고도 공간의 공기만으로 직화의 본질을 느낄 수 있는 곳.
붉은 벽돌과 철판, 그리고 브로일러의 열기를 온몸으로 통과하는 비일상적인 경험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최유진 논스페이스 공간 디자인 팀장

마지막으로 BKR과의 협업 속에서 논스페이스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다면요?

신중배 논스페이스는 단순히 공간을 구축하는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브랜드의 전략과 운영, 프로그램 개발을 함께 고민합니다. 플레임그라운드 역시 햄버거 코스 요리 제안부터 공간과 시각 언어, 예술 협업까지 하나의 서사로 엮어낸 작업이었습니다. 효율과 회전율을 우선시하던 상업 공간의 오랜 관성을 벗어나, 브랜드가 지닌 고유한 철학과 장소의 맥락에 집중할 때 공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경험의 깊이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Information

버거킹 플래그십 스토어, 플레임그라운드 공간 디자인

클라이언트 BKR
디자인 논스페이스(대표 신중배)
건축 대수선 설계 (주)이음디자인사무소(대표·건축사 노상우) & 논스페이스
건축 시공 은희명, 이인재, 김성연(IDSTUDIO)
공간 디자인 최유진, 권지예, 차해든, 이연제, 김문하(논스페이스)
공간 시공 논스페이스 & IDSTUDIO(대표 지석훈)
BX 디자인 전성현, 이보미, 고수민(논스페이스)
사진 최용준, 김용성, 쓰리쓰리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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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세계 최초 버거킹 플래그십 스토어, 플레임그라운드 공간 디자인 ① 버거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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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Project+] 세계 최초 버거킹 플래그십 스토어, 플레임그라운드 공간 디자인 ② 논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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