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인식을 설계하다, 제임스 터렐 역대 최대 스카이스페이스 공개

미국의 설치 미술가 제임스 터렐의 역대 최대 규모 스카이스페이스가 덴마크 오르후스 미술관에서 최초 공개되었다. 디자이너가 주목해야 할 제임스 터렐의 새로운 경험 메커니즘을 소개한다.

빛과 인식을 설계하다, 제임스 터렐 역대 최대 스카이스페이스 공개

미국의 시각 미술가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의 역대 최대 규모 스카이스페이스(Skyspace) 설치 작품 ‘As Seen Below – The Dome’ 실물이 그 베일을 벗었다.

로마 판테온을 닮은 스카이스페이스

덴마크 아로스(ARoS) 오르후스 미술관은 지난 2026년 6월 19일 제임스 터렐의 신규 작품을 영구 설치 형태로 대중에 처음 선보였다. 제임스 터렐은 빛의 물질성과 지각 심리학을 결합하여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미국의 미니멀리즘 설치 미술가이자 ‘빛과 공간(Light and Space) 운동’의 선구자다. 천장에 개구부를 뚫어 하늘을 액자처럼 프레임에 담아내는 ‘스카이스페이스(Skyspace)’는 그의 평생에 걸친 대표 연작이다.

20260630065038 20260630 065037
Aros og As Seen Below – The Dome, a Skyspace by James Turrell. 사진 Adam Mørk, 2026.

이번 신작은 작가의 100번째 스카이스페이스이자 현재까지 가장 야심 찬 규모를 자랑한다. 높이 16미터, 지름 40미터 크기로 미술관 실내 내부에 들어선 그의 이전 스카이스페이스 연작 중 가장 거대하다.

20260630065432 resize ARoS As Seen Below photo Adam Mork 189 H
James Turrell, As Seen Below – The Dome, a Skyspace by James Turrell. 사진 Adam Mørk, 2026.

관객은 지하 통로를 통과해 돔 형태로 설계된 실내 공간에 진입할 수 있다. 천장 중앙에 위치한 대형 개구부는 외부의 자연 하늘을 내부로 끌어들이며, 터렐이 설계한 인공 조명이 돔 전체에 연동되어 작동한다. 로마의 판테온과 비교되는 압도적인 웅장함과 건축적 규모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기존 연작들과 궤를 달리하며, 이번 실물 공개를 통해 아로스 미술관의 영구 컬렉션이자 글로벌 설치 미술의 이정표로 자리 잡았다.

디자이너를 위한 세 가지 관람 방법은?

이 작품은 단순히 하늘을 감상하는 시설이 아니라 형태와 빛, 인간의 지각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계산한 결과물이다. 사물과 초점을 지워내고 사용자의 경험 자체를 디자인하는 터렐의 방법론은 현대 디자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디자이너라면 이 공간의 세 가지 감상 방식 안에서 눈여겨봐야 할 핵심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20260630065749 20260630 065749
James Turrell, As Seen Below – The Dome, a Skyspace by James Turrell. 사진 Adam Mørk, 2026.

작품의 오픈 스카이(Open Sky) 모드는 천장 개구부로 하늘을 투사하며 환경 설계를 통한 사용자 지각의 재정의를 증명한다. 주변의 모든 시각적 기준점을 소거하여 관람객이 하늘을 평면의 순수한 색채 필드로 인식하게 만드는 구조다. 대상의 물리적 스펙트럼을 바꾸지 않고 외적 환경의 제어만으로 사용자의 인식을 완전히 전환하는 시각 인터랙션 메커니즘을 확인할 수 있다.

20260630070345 20260630 070345
James Turrell, As Seen Below, 2026 사진 Florian Holzherr © ARoS 2026

천장이 밀폐되는 컬러 시프트(Colour Shift) 모드에서는 외부 하늘 대신 조명 자체의 빛과 색채가 공간을 점유하며 빛의 물질화를 통한 공간 구조의 변형을 이뤄낸다. 여기서 빛은 단순히 어둠을 밝히는 보조재에 머물지 않고 벽면을 시각적으로 해체하며 공간의 부피감을 실시간으로 변형하는 독립된 건축 재료로 기능한다. 공간과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빛을 구조적 물성으로 다루는 감각을 제시하는 지점이다.

20260630070429 20260630 070429
James Turrell, As Seen Below – The Dome, a Skyspace by James Turrell. 사진 Adam Mørk, 2026.

마지막으로 낮과 밤이 교차하는 시간대의 트와일라잇(Twilight) 세션은 변수 제어를 통한 몰입 경험의 극대화를 보여준다. 외부 자연광의 변화와 내부 인공 조명의 조도를 정밀하게 연동하여, 내부 색조의 변화에 따라 관객이 느끼는 하늘의 색도 시시각각 바뀐다. 시간과 자연이라는 외부의 제어 불가능한 변수를 디자인 시스템 내부로 끌어들여 하나의 완결된 몰입형 경험 구조로 완성하는 설계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