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디자인] 휴가를 위한 디자인 스팟 가이드_숙소 편
여름 휴가를 위한 디자인 숙소 모음.zip

무더운 여름, 지치는 더위를 견디게 하는 건 휴가에 떠날 여행을 기다리는 설렘이 아닐까. 낯선 도시를 걷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며 일상에서 벗어나는 시간은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하다. 하지만 여행의 기억을 오래 남게 만드는 것은 관광지뿐만이 아니다. 하루의 끝을 마무리하는 숙소 역시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된다. 아름다운 풍경을 품은 건축,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공간, 건축가의 철학이 녹아든 숙소 등 머무는 공간 자체가 여행의 또 다른 목적지가 되기도 한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은 이번 주 위클리 디자인에서는 특별한 휴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줄 디자인 숙소들을 함께 살펴본다.
한국_ 일상과 여행 사이의 경계를 건축으로 풀어낸 스테이, 선너머섬
제주 한경면 판포리의 경작지 사이에 자리한 ‘선너머섬’은 일상과 여행 사이의 경계를 건축으로 풀어낸 스테이다. 이름의 ‘선’은 일상과 여행 사이의 경계를, ‘섬’은 잠시 다른 시간 속에 머무는 경험을 뜻한다. 도로에서 안쪽으로 들어간 대지는 주변 마을과 떨어져 있어, 조용하고 독립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건축은 이런 장소의 특징을 숨기기보다 높은 담장과 정원을 통해 외부의 시선을 조절하고, 여행자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난 듯한 감각을 느끼도록 했다.
럭셔리 호텔로 재탄생한 감옥, 호시노야 나라 감옥 호텔
일본 호시노 리조트 산하 브랜드인 호시노야(HOSHINOYA)가 지난 6월 25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의 국가 지정 중요문화재 ‘구 나라 감옥’을 개축한 호텔 ‘호시노야 나라 감옥(HOSHINOYA Nara Prison)’을 정식 오픈했다. 호시노야는 지역의 역사적 유산과 고유한 자연환경을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재해석하여 독창적인 숙박 경험을 제공하는 호시노 리조트의 최고급 브랜드다. 이러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호시노야는 그간 철저히 통제하던 100년 역사의 감옥 시설을 총 48개 객실 규모의 하이엔드 숙박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중국_중국 전통 건축과 환대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곳, 만다린 오리엔탈 첸먼
중국 베이징의 ‘만다린 오리엔탈 첸먼(Mandarin Oriental Qianmen)’은 2025년 베르사유 건축상 호텔 부문에서 수상한 호텔이다. 베이징 전통 후퉁 지역 한가운데 자리한 이 호텔은 42채의 전통 가옥을 복원해 하나의 숙소로 재탄생시켰다. 각 객실에는 개별 안뜰이 마련되어 있어, 도심 속에서도 조용하고 사적인 공간 경험을 제공한다. 설계를 맡은 청중 디자인(Cheng Chung Design)은 벽돌과 기와, 목재 구조와 장식까지 기존 재료를 최대한 보존해, 현대적인 편의와 동양적 미감을 절제된 방식으로 결합했다. 자금성, 첸먼, 천단 등 주요 역사 유산과 가까운 환경 속에서, 과장된 연출 없이 중국 전통 건축과 환대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호텔로 완성됐다.
이탈리아_고대의 벽 안에 탄생한 새로운 호텔, 팔라초 이탈리아
영화감독 루카 구아다니노가 색채와 기하학, 장인정신으로 16세기 로마 양식 팔라초를 현대적인 부티크 호텔로 되살려냈다. ‘영원의 도시’ 로마 중심부에 자리한 팔라초 탈리아(Palazzo Talìa)는 16세기에 지어진 역사적 팔라초로, 인문주의자와 추기경, 귀족들, 그리고 고대 로마 신화의 신들까지 품어온 유서 깊은 공간이다. 3년에 걸친 섬세한 리노베이션을 거쳐 호텔로 새롭게 문을 연 이곳은,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 〈본즈 앤 올〉(2022), 〈챌린저스〉(2024)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오스카 후보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가 설립한 인테리어 건축 스튜디오 ‘스튜디오 루카 구아다니노(studiolucaguadagnino)’의 첫 호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폴란드_역사적 유물과 자연을 공간에 깊이 있게 녹여낸 곳, 글라르 호텔
2024년 폴란드와 독일, 덴마크, 스웨덴을 잇는 길목에 자리한 볼린섬에 글라르 호텔(GLAR Hotel)이 문을 열었다. 단순히 로컬 문화를 흉내 내지 않았다. 오늘날 흔한 피상적인 스타일링 대신 고고학자, 역사학자, 장인과 함께 섬의 역사와 유물, 그리고 자연을 공간으로 풀어내며 주목 받았다. 특히 글로벌 디자인 어워드 <Dezeen Awards 2024>의 ‘호텔 인테리어 롱리스트’와 ‘지속 가능 인테리어 롱리스트’에 동시에 이름을 동시에 올렸는데, 오늘날 브랜드와 공간 디자인이 지역의 유산을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보존하고 재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민한 해답을 제시하는 대목이다. 인테리어는 바르샤바 기반 스튜디오 노케 아키텍츠(NOKE Architects)가 맡았다.
사우디아라비아_수정처럼 맑은 바다 위에 지어진 하나의 섬, 누주마-리츠칼튼 리저브’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2024 세계 최고의 신규 호텔(The World’s Best New Hotels)’에 이름을 올린 ‘누주마, 리츠칼튼 리저브’. 사우디아라비아 홍해의 움마하트 제도에 자리한 이곳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관광 개발 사업 ‘홍해 프로젝트(The Red Sea Project)’를 대표하는 리조트다. ‘누주마(Nujuma)’는 아랍어로 ‘별’을 뜻한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 Partners)는 수정처럼 맑은 바다와 ‘블루 홀(Blue Hole)’이라 불리는 해역을 중심으로 수상 빌라를 원형으로 배치하고, 양쪽 섬에는 비치 빌라와 스파, 레스토랑, 비치클럽 등을 계획해 바다 위에 별자리가 펼쳐진 듯한 풍경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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