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7곳의 박물관
베르사유 건축상이 선정한 7곳의 아름다운 박물
올해 베르사유 건축상 박물관 부문은 선정 기준은 건축적 해석과 공간 연출의 완성도를 바탕으로, 각 장소가 고유한 서사를 지닌 공간으로 기능하는지에 주목한다. 또한 조화와 감수성, 그리고 공간을 공유하는 경험을 통해 건축이 사람들에게 어떤 감각과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에 포커스를 맞췄다.

매일 새로운 건축물이 생겨난다. 그중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될 공간은 얼마나 될까? 베르사유 건축상(Prix Versailles)은 매년 박물관, 호텔, 공항, 캠퍼스 등 다양한 부문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을 선정한다. 이후 노미네이트된 공간들 가운데 연말 ‘월드 타이틀(World Title)’을 통해 각 부문 최고의 건축물을 발표한다. 역사와 기억부터 과학과 혁신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주제를 담은 선정작들은 동시대 건축이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경험과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5월에는 ‘2026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박물관(World’s Most Beautiful Museums)’ 7곳이 공개됐다. 일본과 중국, 미국, 아랍에미리트, 리투아니아 등 다양한 국가의 박물관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선정 기준은 건축적 해석과 공간 연출의 완성도를 바탕으로, 각 장소가 고유한 서사를 지닌 공간으로 기능하는지에 주목한다. 또한 조화와 감수성, 그리고 공간을 공유하는 경험을 통해 건축이 사람들에게 어떤 감각과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에 포커스를 맞췄다. 쿠마 켄고,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 포스터 앤 파트너스 등 세계적인 건축가와 스튜디오가 참여한 건축물들이 대거 이름을 올린 이번 리스트를 함께 살펴보자.
자이드 국립 박물관(Zayed National Museum)
아부다비, 아랍에미리트(Abu Dhabi, United Arab Emirates)
건축 :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 / Foster + Partners)

아부다비 사디야트 문화지구 중심에 위치한 자이드 국립 박물관은 UAE 건국의 아버지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에게 헌정된 공간이다. 가장 큰 특징은 매의 날개를 모티프로 한 5개의 거대한 철제 타워다. 최고 높이 123m에 달하는 이 구조물은 상징적인 형태를 넘어 자연 환기 시스템 역할까지 수행한다. 내부와 외부에는 사막을 연상시키는 밝은 톤과 자연광이 사용됐으며, 사막과 오아시스, 도시 풍경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분위기를 만든다.



전시 공간은 거대한 언덕 형태 안에 배치되어 강한 태양열을 줄이도록 설계됐다. 중앙 아트리움 ‘알 리완(Al Liwan)’은 관람객들이 모이고 쉬어가는 공간이자, 전통 공연과 문화 프로그램이 열리는 장소로 활용된다. 일부 전시장은 공중에 떠 있는 포드(pod) 형태로 구성됐으며, 빛의 양에 따라 투명도가 변하는 전기변색 유리를 적용해 내부 환경을 조절한다. 박물관 외부에는 해안까지 이어지는 ‘알 마사르 가든(Al Masar Garden)’이 조성돼 자연과 건축, 주변 풍경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선전 과학기술 박물관(Science & Technology Museum)
선전, 중국(Shenzhen, China)
건축 :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 (Zaha Hadid Architects)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가 설계한 선전 과학기술 박물관은 거대한 우주선 같은 형태로 도시를 감싸안는다. 이 건물은 도시를 마주한 둥근 매스 형태에서 시작해, 공원 방향으로 갈수록 테라스 구조로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연간 일사량과 기후 조건, 바람과 습도까지 고려해 설계됐으며, 기술과 생태를 동시에 추구하는 건축을 지향한다.



외관은 9만 5천 개의 비정형 스테인리스 패널로 구성되며, 빛에 따라 짙은 블루에서 회색까지 변화하는 그라데이션을 만든다. 공원과 이어지는 테라스 구조 또한 특징적이다. 중앙 아트리움은 거대한 유리 벽을 통해 외부 풍경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흐린다. 박물관 내부에는 상설, 기획 전시장과 몰입형 극장, 연구실과 교육 시설, 혁신 센터 등이 함께 들어선다. 일부 갤러리는 공중에 떠 있는 형태로, 관람객의 이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태양광 패널과 빗물 재활용 시스템 등 다양한 친환경 설계도 함께 적용됐다.

쉬에레이 향수 박물관(Xuelei Fragrance Museum)
광저우, 중국(Guangzhou, China)
건축 : 선전 화후이 디자인(Shenzhen Huahui Design)

세계 최대 규모의 향수 박물관 쉬에레이 프래그런스 뮤지엄은 보이지 않는 ‘향’을 건축적으로 풀어낸 공간이다. 서로 다른 크기의 붉은 벽돌 원통 8개는 향료가 증류와 정제 과정을 거쳐 변화하는 흐름을 추상적으로 표현한다. 다양한 벽돌 쌓기 방식을 통해 빛과 공기, 시선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설계됐다. 벽돌은 흙과 장인 정신을 상징하는 재료로 사용됐으며, 건물 전체에 따뜻하고 유기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지상층에는 투명한 유리 파사드를 적용해 도시와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했으며, 컬러 유리와 반사 연못을 통해 내부와 외부 풍경이 겹쳐 보이도록 설계됐다. 곡선형 유리 복도는 전망 공간이자 관람객이 박물관 서사를 따라 이동하는 동선 역할을 함께한다. 내부는 중앙 아트리움과 곡선형 계단, 층층이 이어지는 갤러리를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약 300개의 인터랙티브 시향 스테이션과 옥상 향수 정원까지 이어지는 동선을 통해 향이라는 보이지 않는 감각을 공간 경험으로 확장했다.

몬 타카나와(MoN Takanawa)
도쿄, 일본(Tokyo, Japan)
건축 : 쿠마 켄고(Kengo Kuma)

도쿄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시티에 위치한 몬 타카나와는 예술과 전통, 기술, 교육을 연결하는 복합 문화 허브다. 건축은 쿠마 켄고가 이끄는 쿠마 켄고 어소시에이츠(Kengo Kuma and Associates, KKA)가 설계했으며, 나선형 구조를 중심으로 땅에서 하늘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든다. 나무와 적층 유리를 활용한 외관은 건물을 여러 층위로 분절해 풀어내며, 주변 자연환경과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건물 곳곳에는 반투명 유리와 개방된 구조를 적용해 시간과 빛의 변화가 내부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했다.


200종 이상의 식물이 건축 안팎을 채우고 있으며, 대부분 일본 자생종으로 구성되어 계절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풍경을 만들어 낸다. 외벽을 따라 배치된 식물과 수직 동선은 실내와 외부의 경계를 허물어 준다. 내부는 다양한 재료와 은은한 조명, 틈이 열린 구조를 활용해 공간 곳곳에서 서로 다른 풍경과 동선이 겹쳐 보이도록 설계됐다.


로스트 슈테틀 박물관(Lost Shtetl Museum)
셰두바, 리투아니아(Šeduva, Lithuania)
건축 : 라이너 말라마키(Rainer Mahlamäki)

리투아니아 셰두바에 위치한 로스트 슈테틀 뮤지엄은 홀로코스트로 사라진 유대인 공동체의 삶과 문화를 기록하는 공간이다. 핀란드 건축가 라이너 말라마키(Rainer Mahlamäki)는 작은 마을의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건축 구조를 통해 사라진 ‘슈테틀(shtetl)’의 기억을 공간으로 풀어냈다. 각각의 전시 공간은 단독주택 규모의 작은 건물 형태로 구성됐으며, 좁은 통로를 따라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마을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외관에는 해양용 알루미늄 패널이 사용됐다. 비늘처럼 겹겹이 이어진 표면은 시간과 계절에 따라 빛을 반사하며 끊임없이 다른 풍경을 만들어 낸다. 박물관 주변에는 추모공원이 함께 조성되어 있다. 공원의 자작나무 길과 초원, 습지 풍경은 희생자들이 지나야 했던 마지막 길의 기억을 조용히 추모할 수 있게 구성됐다.



내부는 홀로코스트의 공포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자연광과 절제된 재료 사용을 통해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로 구성됐다. 전시 동선 후반부에는 좁고 어두운 공간으로 이루어진 ‘홀로코스트의 협곡(Canyon of Holocaust)’과, 묘역과 초원 풍경을 향해 열리는 밝은 공간 ‘희망의 협곡(Canyon of Hope)’이 이어지며 사라진 공동체의 기억과 미래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 전한다

국립 명예 훈장 박물관(National Medal of Honor Museum)
알링턴, 미국(Arlington, United States)
건축 : 라파엘 비뇰리(Rafael Viñoly)

미국 최고 군사 훈장 수훈자들을 기리는 국립 명예 훈장 박물관은 상징적인 구조를 중심으로 설계된 건축물이다. 철제 외피로 둘러싸인 전시 공간은 지상 12m 위에 떠 있는 형태다. 그 아래에는 ‘명예의 광장(Field of Honor)이라는 중앙 광장이 위치한다. 다섯 개의 거대한 기둥은 미국 군의 각 군을 상징하며, 중앙의 원형 천창을 통해 자연광이 내부로 들어온다. 방문객은 나선형 계단과 유리 엘리베이터를 따라 이동하며 수훈자들의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박물관 중심에는 약 61m 크기의 거대한 정육면체 구조가 자리하며,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형태 안에 몰입형 전시 공간이 들어선다. 중앙 야외 광장인 ‘로툰다 오브 아너(Rotunda of Honor)’는 위로 뚫린 원형 천창 아래 조성됐으며,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이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로비 상부에는 모든 명예 훈장 수훈자의 이름이 새겨진 원형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으며, 미래의 수훈자들을 위한 공간도 함께 남겨두고 있다.

이슬람 문명 센터(Islamic Civilization Center)
타슈켄트, 우즈베키스탄(Tashkent, Uzbekistan)
건축 : 압두카호르 투르디예프(Abduqahhor Turdiyev)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이슬람 문명 센터는 중앙아시아 이슬람 건축과 티무르 시대 건축 양식에서 영감을 받은 복합 문화 공간이다. 건축은 압두카호르 투르디예프가 설계했으며, 65m 높이의 거대한 중앙 돔과 사방에 배치된 웅장한 아치형 입구 구조가 가장 큰 특징이다. 전통 돔과 장식 문양, 대칭적인 입면 구성을 통해 사마르칸트와 부하라 등 우즈베키스탄의 역사적 건축 유산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중앙의 쿠란 홀(Qur’an Hall)은 건물의 핵심 공간으로, 빛과 사운드, 멀티미디어 기술을 결합해 몰입형 경험을 만든다. 이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쿠란 사본 중 하나로 알려진 ‘우스만 쿠란(Mushaf of Uthman)’이 전시되며, 시대별 쿠란 필사본과 이슬람 문화 유산이 함께 소개된다. 박물관 내부에는 전시 공간뿐 아니라 도서관과 연구소, 학술 기관, 국제 협력 공간 등이 함께 들어선다. 전통 건축 언어와 현대 전시 기술을 결합해 연구와 교육, 문화 교류가 함께 이루어지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