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디자인] 한국의 것으로 만들어낸 아름다움

한국 전통을 아름다움으로.

[위클리 디자인] 한국의 것으로 만들어낸 아름다움

한국의 전통은 오래된 건축과 의복, 공예품처럼 눈에 보이는 형식과 함께 사람들의 삶과 문화 속에도 이어져 왔다. 시대와 생활 방식은 달라졌지만, 그 안에 담긴 가치와 감각은 지금도 다양한 방식으로 다시 해석되고 있다. 오늘날 디자이너와 브랜드는 이러한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의미와 상징을 새로운 형태로 풀어내고 있다. 도자 오브제와 공간, 서체, 조명 등 서로 다른 디자인 분야에서 한국적인 것들은 어떻게 이어지고 있을까? 이번주 위클리 디자인에서는 한국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섯 가지 디자인들을 살펴본다.

한국의 미신과 설화를 작품으로, 도예가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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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은 한국 민속과 설화에서 출발한 서사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도자 조형 세계를 구축하며 국제 무대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영국 도자기 비엔날레에서 신예 도예가로 선정된 데 이어, 최근에는 〈Collect Art Fair 2026〉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현재는 큐레이터와 작가로 함께 참여한 전시 〈2126: A Ceramic Odyssey〉를 통해 작업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그녀의 도자 오브제에는 불운을 막는 믿음이 담긴 소금 단지, 집을 보호하는 상징인 금줄, 터주신에게 바치던 터주가리 등 한국 민속의 요소가 새로운 형태로 변주된다. 전통적 상징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해, 낯설고도 독창적인 조형 언어로 확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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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좋은 차를 일상과 더 가까이, 맥파이앤타이거 북촌 티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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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와 호랑이를 한 폭에 담은 민화, 호작도(虎鵲圖). 예로부터 새해의 안녕을 기원하며 주고받던 이 그림은 특별한 날에만 꺼내 보는 귀한 물건이 아닌, 집안에 두고 바라보는 일상적 존재였다. 동아시아 차를 소개하는 맥파이앤타이거는 호작도처럼 차가 삶 가까이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일상을 제안한다. 차는 어렵게 배우고 갖춰야 하는 문화가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것. 이들은 차를 곁에 들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하루가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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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 길상을 품은 선물 가게, 촘촘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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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은 한국의 전통 길상(吉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다. 공간 디자인을 맡은 논스페이스는 한국 전통 매듭에서 출발했다. 매듭을 단순한 장식이나 기술이 아닌, 관계를 맺고 마음을 전하는 방식으로 바라본 것이다. 느슨해질 수는 있어도 쉽게 끊어지지 않는 인연의 속성과, 실 한 올 한 올을 엮으며 상대를 떠올리는 정성에 주목했다. 이를 공간에 담아낸 키워드는 ‘정표(情表)’다. 정표는 상대를 향한 마음을 물건에 담아 건네는 전통적 장치를 뜻한다. 촘촘에서는 과자를 고르고 포장해 선물하는 과정 자체가 누군가를 생각하며 마음을 엮어가는 경험이 되도록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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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제니가 만든 한글 서체, 젠 세리프(ZEN SER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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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의 제니(JENNIE)가 2025년 한글날을 맞아 세종대왕의 뜻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한글 폰트 ‘젠 세리프(ZEN SERIF)’를 선보였다. 이 프로젝트는 한글의 예술성과 조형미를 세계에 알리고자 한 제니의 오랜 관심에서 출발했다. ‘젠 세리프’는 서양의 중세 서체 ‘블랙레터(Blackletter)’를 한글로 재해석한 폰트다. 서양의 전통 서체 구조와 한글의 조형미를 결합해 새로운 시각 언어를 만들어냈다. 장식적인 요소를 최소화해 본질을 강조하고, 유연한 곡선의 리듬으로 딱딱한 인상은 덜어내면서 한글의 강렬함과 우아함을 동시에 담고자 했다. 세종대왕이 누구나 글을 배우고 쓰게 한 뜻을 이어, 더 많은 사람들이 한글의 아름다움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 탄생한 서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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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를 밝힌 한지의 빛, bii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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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 Design Week 2026)에서 한국의 조명 컬렉션 ‘biiit’이 알코바 밀라노(Alcova Milano)와 이솔라 디자인 갤러리(Isola Design Gallery)에서 관람객들을 만났다. ‘biiit’은 우리말 ‘빛’에서 이름을 가져온 램프 컬렉션이다. 이름 속 세 개의 ‘i’는 한지(hanji), 스티치(stitch), 빛(light)을 의미한다. 닥나무 껍질에서 얻은 천연 섬유로 만든 한지를 주재료로 사용해, 빛이 통과할 때 드러나는 섬세한 음영과 질감을 조명 안에 담아냈다. 종이를 접고 꿰매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 표면은 산업적으로 생산된 조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따뜻한 물성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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